▲14일 오후 서울시청 후생동 강당에서 희망서울 정책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서울시 언론과
하지만 변미리 서울시정개발연구원과 김수현 위원장의 발제가 끝나고 2부 토론회가 시작되자, 토론회장은 뉴타운·재개발 정책 성토장으로 바뀌었다. 좌장을 맡은 홍준형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가 "뉴타운 때문에 고통 받으시고 있다는 건 알지만 여기 와서 목소리 크게 한다고 해결되는 건 아니다"며 거듭 자제를 요청했지만 소용없었다.
홍 교수가 "이 자리는 새로운 시정비전과 정책과제 설정을 위한 토론회다. 뉴타운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끝내기에는 시간이 아깝지 않나"라고 말하자, 주민들은 "여기 다 뉴타운 때문에 오신 분들"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일부 주민들은 발언권을 얻지 않고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성북구, 창신·숭인동, 옥인동 등 다양한 지역에서 단체로 토론회장을 찾은 이들은 격앙된 어조로 저마다의 사정을 하소연했다. 옥인동 지역에서 56년을 살았다는 한 남성은 "모든 재개발, 재건축을 중단해 놓고 심도있게 논의를 한 후 정책을 집행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최근 서울시가 발표한 가락시영 아파트 종상향 허용 계획도 논란이 됐다. '아파트값 거품내리기 모임'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한 남성은 "이번 결정이 부동산 폭등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면서 "투기세력들에게 특혜를 주는 종상향 허용은 철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소속인 강감찬 서울시의회 건설위원장은 "서울에는 소형주택 공급을 많이 해야 하기 때문에 임대주택으로 가야 한다"면서 "그 물량확보를 위해 기존에 있는 아파트 단지 등을 활용해야 한다"고 '종상향'을 옹호했다. 그러자 토론회장 곳곳에서 "말도 안 되는 소리한다", "전문위원이라고 앉아 있는 분들이 아무것도 모른다"며 비난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한 남성은 자리에서 일어나 "뉴타운 지역에 있던 원주민들이 다 쫓겨나게 생겼는데 임대주택 만들어서 뭐하나"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또 다른 여성은 "지금 이 순간에도 동네는 허물어지고 (그 지역에 사는) 국민들은 죽어가고 있다"면서 "당신들이 그렇게 이야기하려면 4년 동안 길바닥에서 살아봐야 한다"고 절규했다.
"뉴타운 만든 건 서울시민들... 공부해서 품격 높아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