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와는 달리 반대 방향으로 코라를 도는 뵌교인
오상용
한참을 걸어가던 중 카일라스로 순례를 온 티베트 순례자들과 마주하게 되었다. 내가 가는 방향의 반대 방향으로 걸어오는 사람들. 이 사람들의 코라 방향으로 짐작한 건데 이들은 티베트 불교 순례자들이 아닌 티베트 토착 종교인 뵌교 순례자들이 분명하다.
옛 티베트 왕조가 있었던 시기. 무력으로 저 멀리 중앙아시아 일부 국가까지 땅을 넓혔던 티베트 왕조는 옛 토착 종교인 뵌교를 대신해 인도의 승려를 통해 불교를 들여온다. 이후 4개의 불교 종파로 나누어진 티베트의 불교는 티베트의 대표 종교가 되었지만 오래전부터 티베트에 뿌리내려온 토착 종교인 뵌교는 사라지지 않고 일부 사람들에 의해 아직 전해 내려왔다.
수행을 이어나가는 불교와는 달리 샤머니즘의 색채가 강한 뵌교는 확연히 차이가 나지만 그들 또한 카일라스를 중심으로 코라를 돌며 수행과 기도를 이어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