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산하 대우자판 지회와 민주노총 인천지역 본부 등은 13일 대우자판 본사 앞에서 대우자판 전현직 경영진에 대한 배임 및 횡령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한만송
- 힘든 지회장을 왜 8년이나 했나? "대학 졸업 후 대우자판에 입사했다. 마산지점에 발령받고 열심히 차 팔았다. 영업을 8년 정도 했는데, 당시 노조 상황이 좋지 않아 선배들에게 밀려 지회장을 했다. 당시 회사가 임금체계를 개악하면서 노조를 탄압했다. 지회장이 구속돼 결국 내가 직무대행을 했다. 그러다보니 지회장을 8년 했다.
고2 아들과 중3 딸이 있다. 애들이 아빠를 1년째 못보고 있다. 미안하다. 사춘기 시절에 함께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그나마 내가 아내에게 잘 해, 아내가 씩씩하게 아이들 키워주고 있다.(웃음) 주어진 책임을 수행하다보니, 여기까지 왔다."
- 지회장을 8년 동안 하는 동안 회사가 망했는데, 그 원인이 무엇이라고 보나? "대우자판은 자동차 판매 전문회사다. 차량을 생산하는 현 한국지엠의 차량을 받아서 소비자들에게 판매하고 그 이익을 챙기는 회사다. 경기 침체로 인해 약간의 이익이 줄어들 수 있지만, 절대로 손해 보는 회사가 아니다. 전·현직 경영진이 본업에 충실하지 않고 방만한 경영과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다가 망한 것이다.
특히 최대 주주가 없는 대우자판의 경우 이동호 전 대표이사가 회사를 자기 손아귀에 넣기 위해 건설부문에 무리하게 투자했다. 더욱이 워크아웃 과정에서 전·현직 임원들이 배임과 횡령한 정황들이 있다. 검찰에 고발했지만,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이번에 경찰에 출두하는 것이다."
- 인천상공회의소 전 임원은 대우자판이 망한 이유가 강성 노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어떻게 생각하나? "대우자판지회는 2006부터 2007년까지 뇌출혈로 사망한 최동규 조합원에 대한 투쟁을 했다. 고인이 된 최 조합원 역시 당시 정리해고의 압박을 받는 과정에서 사망한 것이다. 당시 농성장을 설치해 투쟁했는데, 이에 대한 오해가 지역사회에 있는 것 같다. 상공회의소 임원이 정말 경제도 모르고 하는 소리다.
그나마 노조가 견제해서 대우자판의 생명이 연장됐다. 노조 탄압은 자신들의 치부를 드러내지 않기 위한 것이다. 노조원 100여 명을 3년 동안 대기발령하거나 도저히 차량을 판매할 수 없게 타 지역으로 발령했다.
조합원들도 먹고 살아야 하는데, 회사의 방식은 노조 말살 정책이었다. 대우자판이 망한 이유는 경영진의 불투명한 경영이었다. 이에 대한 어떠한 견제장치가 없었다. 우리사주나 소액주주 중심이라, 내부적 감시망도 없었다. 만약 노조가 강해 내부적 감시가 활성화됐다면 대우자판은 절대로 망하지 않았을 것이다."
- 대우자판이 망해서 조합원뿐 아니라, 명예퇴직자와 정리해고자, 소액주주들의 피해가 크다. "대우자판이 망하는 과정에서 경영진이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자산을 매각한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금융감독원 등에서 조사했지만, 드러난 것이 없다. 저축은행 사태와 같이 대우자판도 권력 실세가 비호하고 있다는 설이 증권가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동호 전 대표이사가 권력 실세와 친분이 있고, 인천시 고위공직자들과도 연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정권이 바뀌면, 대우자판 부도 원인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
제대로 된 검찰과 경찰이라면, 선의의 피해자들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서라도 대우자판이 부실하게 된 과정과 배임, 횡령 의혹에 대해 한 점 의혹 없이 밝혀야 한다."
- 향후 투쟁은 어떻게 전개되는가? "새로운 집행부가 할 몫이다. 다만 내년 초부터 고용승계 투쟁을 진행할 계획이다. 대우버스(영안모자)에 대우차판매가 넘어갔다. 차량 판매 권한(=한국지엠의 차량판매 계약 해지)은 경영진들의 문제였다. 노동자 고용 등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판권을 단절한 것도 도의적으로 맞지 않다. 영안모자 자본이 자동차 판매 부문을 가져가겠다고 했으니, 고용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
정리해고 된 사람들은 양질의 판매노동자들이다. 내가 알기론, 영안모자가 자동차판매를 인수하지 못하면 대우버스의 판권도 해지하겠다고 협박했다. 영안모자는 자동차판매를 인수해 엄청난 자산을 헐값에 가져가게 됐다. 대우자판 본사 건물과 땅, 전국 12곳의 정비사업소 땅과 사업권을 가지게 됐다.
영안모자가 양심적 기업이라면 사회적 책임인 고용도 함께 책임져야 한다. 판매사원들은 전국 어디를 가든지 차량을 판매하는 능력이 있다. 수입차, 렌터카, 버스도 판매할 수 있다. 또한 대우자판이 망한 이유에 한국지엠도 자유롭지 못하다. 한국지엠에 대한 투쟁도 진행할 계획으로 알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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