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앞 촛불집회 한국거래소 앞을 점령한 대학생들이 텐트앞에서 촛불시위를 벌이고 있다.
대학생사람연대
이런 현실에서 우리는 그야말로 살아남기 위한 경쟁을 할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20대와 청년들에게 기성세대의 고정관념-패기와 열정 사회적 참여 등등-을 아무리 들이대도 외면을 받았던 이유는, 바로 이러한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비난과 분석이었기 때문이다. 자본과 금융이 지배하고 있는 세상에서는 우리에게 어떠한 자유도 허락되지 않았다. 하다못해 꿈꿀 수 있는 자유마저도 취직이라는 기준에 의해 재단 받고, 잘려 나갔다. 평범한 대학생들이 대학 내 소위 운동권들의 활동들에 대해 '여유로운 친구들의 활동'이거나, '세상물정 모르는 친구들의 철없는 행동'이거나, '이후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오해하는 것도 이해할 만하다.
이런 우리들의 현실과는 달리 단 1%의 사람들은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다. 이재용은 부모를 잘 만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대학생들이 CEO가 되고 싶은 것도 아닌 단지 일하고 싶다는 기업 삼성의 계열사 사장이 됐다. 우리는 정말 열심히 공부하고 취직해서 노동자가 되도 정말로 열심히 일해서 겨우겨우 살아가지만, 1%들은 1%의 자식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기업하나를 물려받는다. 적은 규모도 아니다. 이건희 재산이 8조라고 하니, 우리가 앞으로 갚아야 할 학자금대출과 맞먹는다. 그야말로 부패하고 절망적인 사회인 것이다.
은행들은 열심히 생산하는 기업에게 장기간 대출을 해주고, 기업들은 노동자를 고용해서 좋은 상품들을 생산하고, 노동자들은 임금을 받아서 기업의 상품을 사는 형태의 경제는 이미 무너졌다. 금융자본들은 주식시장에서 기업을 사고팔며 사회의 부를 빼앗아가고, 재벌들은 중소기업을 죽이고, 땅 투기나 주식투기, 정리해고와 비정규직화로 그야말로 이윤을 빼앗아간다. 더 이상 빼앗을 게 없는 은행들과 재벌들이 이제는 가계에 대출을 해주고 그들의 인생을 담보삼아 돈을 벌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다름 아닌 실패한 미국식 금융자본주의의 모습이다. 한국은 이것이 선진적인 시스템이라며 따라가고 있다. 한미FTA는 이것을 정치적, 제도적으로 합법화 시키는 것일 뿐이다. 어차피 한국의 파생상품시장은 1년에 3경정도의 거래액을 자랑하며 세계 1위의 시장으로 개방되어 있다. 오죽했으면 한국금융시장을 ATM기라고 부르겠는가? 개방은 이미 되어 있는데, 이것을 이후에라도 막을 수 있는 권리를 빼앗는 협정-렛지조항, ISD조항 등-은 한미FTA일 뿐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