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자가 머물다 가는 작은 마을 다르첸
오상용
몇 시간이나 흘렀을까? 문틈 사이로 들어오는 따듯한 빛이 나를 일으켜 세운다. 방이 어찌나 추웠는지 구부린 몸을 펴는데 뼈 마디 마디가 으스러지는 듯한 고통이 찾아왔다. 나무로 만든 딱딱한 침대 한쪽에 이불을 깔고 앉아 다르첸의 하루를 시작한다.
어두운 방 한쪽의 문을 열고나오니 눈이 부셔 고개를 들지 못한다. 카일라스에서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과 바람 속에 실린 카일라스의 냄새. 주변을 돌아보니 새벽에는 보이지 않았던 마을 다르첸이 나의 눈에 들어온다.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제법 규모가 큰 마을 다르첸, 1년 내내 인도는 물론 네팔과 중국은 물론 세계 각국의 순례자와 여행자가 오는 마을인 만큼 우정공로를 지나 이곳으로 오는 마을 중 그 규모가 가장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