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당 유기농지 짓밟지 마라강제철거 중단과 상생대안 수용촉구를 위한 팔당농민 농성장
박건
지난 4일. 두물머리 유기농지를 찾았다. 들어가는 길에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일요일을 맞아 가족과 함께 나온 시민, 청춘남녀들이 사랑과 낭만을 즐기고 있다. 아름다운 강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산책로 오른쪽에는 비닐하우스들이 자리 잡고 있다. 무, 배추, 딸기, 감자, 고구마, 땅콩, 허브 등 유기 농산물들이 자라거나, 재배한 흔적을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이곳은 철거대상이 아니다. 강변과 10m도 떨어지지 않은 농지가 즐비한데도 건재한 까닭은 전통적으로 자연발효퇴비는 하천을 오염시키지 않는다고 믿기 때문이다. 하천 오염의 주범은 골프장 따위의 잔디 조성과 유지 관리를 위해 대량 살포되는 화학비료나 제초제, 살충제 따위의 농약이다.
그런데 유독 4대강 사업 부지에 걸친 농지만이 유기물로 인한 하천 오염원이라 매도하면서 정부가 앞장서서 농지를 파괴하고 농민들을 몰아 내고 있다.
강변 끝자락으로 들어서니 누가 말하지 않더라도 하천부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부 비닐하우스가 철거되면서 기름진 밭들이 처연하게 누워 있다. 이젠 이곳에 농작물은 뿌리 뽑히고 대신 '유기농지를 살리고 농사를 짓게 해 달라'는 호소와 절규가 걸려 있다. 그리고 몇 동 남지 않은 비닐 하우스는 성당과 농성장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