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2학기 세종대 석좌교수 명단. 총 30명이며 이들 가운데는 수 차례 중임한 사람도 있다.
정운현
우선 이들의 출신 분야를 살펴보면, 전체 23명 가운데 17명이 언론인 출신입니다. 소속사별로는 <조선일보> 출신이 4명, <중앙일보> 출신이 1명, <동아일보> 출신이 5명 등 '조중동' 출신이 10명이며, <문화일보> <서울신문> <한국일보> 출신이 각 1명씩 포함돼 있습니다. 방송사는 MBC와 KBS 출신이 각 2명씩입니다.
이들은 현역 시절 사장, 부사장, 주필, 편집국장, 논설주간, 보도본부장 등 고위직을 지낸 자들입니다. 그 밖의 분야 인사로는 외교부 장관, 국방부 차관, 대학총장, 검사장 출신 각 1명과 변호사, 소설가가 각 1명씩 포함돼 있습니다. 참고로, 이들 외에도 송복 전 연세대 교수,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현 <중앙일보> 고문), 금창태 전 <중앙일보> 사장(전 <시사저널> 대표), 성병욱 전 <중앙일보> 주필(현 공정언론시민연대 고문) 등도 세종대 석좌교수를 역임한 바 있습니다.
교양필수과목에 집중... 우익 편향 이념교육 우려 이들의 연령은 60~70대이며, 성향은 하나같이 보수 일색입니다. 이들 가운데 이재교·복거일 등은 이른바 '뉴라이트' 진영의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송복·남시욱·여영무 등은 보수진영의 대표적 논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른바 진보 성향 인사로 불릴 만한 사람은 눈을 닦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데, 이는 대학당국이 의도적으로 이런 인사들을 골라서 배치했다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이를 두고 세종대 한 현직교수는 "세종대 석좌교수는 우리 사회 보수진영 퇴물인사들의 양로원이나 마찬가지"라며 "이념적 가치관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신입생들에게 우익 편향의 교육을 강요할 우려가 매우 크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 이번엔 이들의 전공분야를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법학·행정학(5명), 정치학(4), 언론학(3명), 경제·경영학(3명), 영어(2명), 사회학(2명) 등을 비롯해 군사학, 현대문학, 도시계획 등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합니다. 그런데 이들 가운데 3명(이재교, 유명환, 남시욱)을 제외하고는 전부 '쓰기와 말하기', '사회와 가치' 두 과목 가운데 하나를 맡아서 강의하고 있습니다.
세종대 '석좌교수 규정'에 따르면, 석좌교수 자격은 "국내·외적으로 해당 학문분야에서 연구업적이 뛰어난 자 또는 사계의 권위 있는 자"로 규정돼 있습니다. 교양학부 석좌교수 23명 가운데 박사학위 소지자는 불과 4명(장경수, 이재교, 여영무, 주광일)에 불과합니다. 학위나 이들의 과거 활동상 그 어떤 것을 놓고 봐도 '자격' 기준에 해당하는 자는 그리 많지 않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