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정비사업의 하나로 농경지리모델링 사업이 벌어지고 있는데, 낙동강에서 준설해서 퍼온 흙을 논경지에 쌓아 땅을 높인 뒤 다시 논을 만드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그런데 논의 수로를 내기 위해 시멘트로 만든 유(U)자관을 설치하고 있어 파충류의 이동과 서식을 차단시킨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사진은 밀양의 한 사업지구 모습.
윤성효
특히 낙동강 주변 창원·함안·창녕·합천·밀양 일대 논에서는 요즘 성토작업이 한창이다. 논의 모습을 갖춰가는 곳에는 배수로를 설치하기도 한다. 그런데 농수로는 대부분 '유자관'을 사용하고 있다.
논은 벼를 포함한 농작물 재배뿐만 아니라 철새를 비롯한 다양한 생물의 먹이터로 활용되어야 한다. 2008년 경남 창원에서 열린 람사르당사국총회 때 '논습지'의 중요성이 부각되기도 했다. 특히 철새들을 위해서는 겨울철에도 '무논'을 조성해 생물다양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
대개 농민들은 잡초가 자라지 않기에 관리가 쉬워 콘크리트 농수로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유자관'을 포함한 콘크리트 농수로는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콘크리트 농수로를 하게 되면 물 빠짐(유속)이 빨라 수서곤충의 서식밀도가 좁아지거나 멸종된다고 보고 있다.
배수로를 건너뛰다 빠진 각종 곤충, 양서류, 파충류, 포유동물이 뭍으로 기어오르지 못하고 죽거나 세력권을 벗어나게 되면 생태가 파괴 된다는 것. 또 시멘트의 주성분은 양잿물인데, 양잿물에 견디는 수서생물은 없다. 콘크리트에 식물이 뿌리를 내릴 수 없어 수생식물은 멸종하게 되는 것이다.
임희자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 사무국장은 "콘크리트 용수로 정비는 생물한테는 최악이다"며 "물 흐름이나 관리의 편리성만 생각할 게 아니라 배수로도 생물이 사는 공간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