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팅 선생의 수업을 듣고 있는 학생들.
부에나 비스타 픽쳐스
키팅 선생의 목소리를 통해 죽은 사람들이 들려주는 말은 라틴어 '카르페 디엠(carpe diem)'. 지금 살고 있는 순간에 충실하라는 뜻이었다. 대학 입시라는 미래에 현재를 저당잡힌 학생들이 순간 순간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기를 바라는 키팅 선생의 바람이었다.
자신을 '캡틴'으로 부르게 한 키팅은 학생들을 새로운 세계로 이끈다. 학생들이 주어진 길이 아니라 자신만의 길을 가게 하기 위해 교탁 위에 올라가게 하고 시를 써보라고 한다. 그리고 교과서를 찢으라는 명령을 내리기도 한다.
키팅의 가르침에 감동을 받은 학생들은 '카르페 디엠'을 실천한다. 웰튼 고등학교 출신인 키팅 선생으로부터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모임에 대해 듣게 된 7명의 학생들은 밤마다 학교 근처 동굴에 모여 시를 읽고 노래를 부르며 말 그대로 '오늘을 잡는다'.
그 결과 닐 페리(로버트 숀 레오나드)는 연극 무대에 오르고, 녹스 오버스트리트(조쉬 찰스)는 사랑하는 여학생을 만난다. 수줍은 많은 토드 앤더슨(에단 호크)는 즉흥시까지 읊는다. 삶이 주는 축복을, 자신만의 탁월한 재능을 만끽하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축복의 시간은 길지 않았다. '죽은 시인의 사회'는 규율과 전통에 도전했다는 이유로 학교의 탄압을 받게 되고 키팅 선생은 학교를 떠나게 된다.
키팅을 보내는 마지막 순간. 책상 위에 올라가 "오, 캡틴 마이 캡틴"을 외치며 눈물을 글썽이는 학생들. '혁명'의 시간은 짧았지만, '카르페 디엠'의 정신은 제자들에게 고스란히 남았다.
올해 수능이 끝난 뒤에도 몇몇 학생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현재가 아니라 미래를 살아야 하는 한국 사회의 비극이다. 21세기 대한민국 학생들에게 '카르페 디엠'은 불가능한 것일까. 언제까지 '죽은 시인의 사회'를 살아가야 할까.
"의학, 법률, 경제, 기술 따위는 삶을 유지하는데 필요해. 하지만 시와 미, 낭만, 사랑은 삶의 목적인 거야." 키팅 선생의 말이 가슴을 자꾸 콕콕 찌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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