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없는 이야기> 표지
사계절
[새책①] <지금은 없는 이야기>최규석 쓰고 그림, 사계절 펴냄, 2011년 11월, 200쪽, 1만3000원책을 앉은자리에서 끝까지 내처 읽는 일은 흔한 경험이 아니다. 내가 가장 최근에 그런 경험을 한 것은 최규석의 <울기엔 좀 애매한>을 읽을 때였다. 몸서리날 만큼 생생한 현실감각에 특유의 웃음 코드를 장착한 그의 만화. <지금은 없는 이야기>는 최규석의 철학적 깊이를 보여주는 우리 시대의 우화다.
우화는 늘 우리에게 '착한 마음가짐'을 설득할 뿐이다. 하지만 저자는 모든 것을 개인의 탓으로 돌리는 프레임에 제동을 건다. 짤막짤막한 스무 편의 만화를 통해 우리가 직면한 사회문제들을 상기시키고, 현실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관점을 제시한다. 한 편 한 편 읽는 사이에 책장을 덮고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 많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