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서 별세한 '위안부 피해자' 노수복 할머니, 돌아온다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오는 30일 유해 갖고 와 추모제 연 뒤 망향의동산에 모시기로

등록 2011.11.22 11:36수정 2011.11.22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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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이 되었지만 고향에 돌아오지 못하고 태국에 거주해오다 하늘나라로 가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 노수복 할머니의 유해가 고향으로 돌아온다. 22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오는 30일 할머니 유해가 한국으로 돌아온다"고 밝혔다.

할머니는 지난 4일 91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할머니는 1921년 경북 안동에서 태어나 1942년 부산에서 연행되어 싱가포르와 태국 등지에서 일본군 '위안부'의 고통을 겪었다. 그 뒤 일본의 패전과 함께 유엔군 포로수용소에 수용되었다가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태국에서 정착해 지내왔던 것이다.

 지난 4일 태국에서 별세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 노수복 할머니의 유해가 오는 30일 고국으로 돌아와 천안 망향의동산에 모셔진다. 사진은 배우 권해효씨와 생전에 사진을 찍은 노수복 할머니 모습.
지난 4일 태국에서 별세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 노수복 할머니의 유해가 오는 30일 고국으로 돌아와 천안 망향의동산에 모셔진다. 사진은 배우 권해효씨와 생전에 사진을 찍은 노수복 할머니 모습.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할머니가 태국에 살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진 때는 1984년이었다. 당시 할머니는 태국 주재 한국대사관을 통해 한국의 가족을 찾아달라고 요청해 찾기도 했다. 할머니는 태국의 가족들과 함께 40여 년만에 고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할머니는 1991년 한국을 다시 방문했고, 정대협 초청으로 올해 8월 9~17일 사이 "제10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아시아연대회의"에 참석하기도 했다. 고국이 지켜주지 못해 떠난 뒤 세 번째 고국을 방문했고, 네 번째 유해가 되어 돌아오는 것이다.

할머니 생일은 8월 15일. 생일날도 잊어버렸던 할머니는 광복절을 생일로 삼아 지내왔다. 또 할머니는 고국어를 까마득히 잊었는데, 고향 주소만은 한국어로 또렷이 기억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할머니는 지난 8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 '일본 지진피해 조선학교와 함께하는 사람들-몽당연필'에 5만 바트를 기부하기도 했는데, 이 돈은 아껴 모은 생활비였던 것이다.

정대협은 "할머니는 태국으로 돌아가 갑자기 몸이 약해지셨고, 결국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시고 영면에 드셨다"면서 "할머니께서 비록 먼 타향에서 돌아가셨지만 유해라도 고향에 모시자고 결의가 모아졌다"고 밝혔다.


할머니 유해는 오는 30일 아침 고국으로 돌아올 예정이며, 이날 서울 소재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998차 수요시위' 때 추모제가 열린다. 할머니 유해는 천안 망향의동산에 모셔질 예정이다.

정대협은 "수요집회 때 고 노수복 할머니 추모제로 할머니에 대한 우리의 마음을 전하려 한다. 그 뒤 천안 망향의동산에 먼저 가신 다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 곁에, 넋이라도 함께 지내며 서로 위로하길 바라며 모실 것"이라며 "많은 분들이 정성을 모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일본군 위안부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노수복 할머니 #천안 망향의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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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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