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기 한양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이지언
이재기 교수에 이어 강건욱 서울대학교병원 핵의학과 교수(대한핵의학회)와 김성환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의 발제가 이어졌다.
"저선량 방사선까지 통제하려면 비용 많이 들어"강건욱 서울대병원 핵의학과 교수 역시 방사능 아스팔트에 의한 피폭량은 미미하며 따라서 그에 따른 건강영향은 다른 환경성 질환에 '묻히는'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일반인들은 엑스레이나 컴퓨터단층촬영(CT)을 일상적으로 많이 받고 있는데다 "(저선량 수준의 방사선 피폭까지) 통제하려고 하면 너무나 많은 사회적 비용이 든다"는 것이다.
또 방사성 세슘이 해양생물에서 먹이사슬을 따라 최대 10배 가까이 농축되는 언론 보도를 언급하면서 그는 "다른 중금속의 경우 (생물농축이) 50-100만 배에 이르는 것에 비해 낮고 방사성세슘이 몸에서 빠져나가는 데 100일 정도 걸린다"고 말했다.
김성환 성빈센트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고강도의 방사선을 치료에 활용하는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의학적으로 (일반인 피폭선량의) 12000배 방사선을 쓰는 경우도 있다"며 '감마 나이프'와 같은 기계를 활용한 방사선 의료기술을 설명했다.
임산부가 굳이 엑스레이나 CT 기피하는 이유이번 설명회에서 전문가들은 방사능 아스팔트에 의한 피폭 문제를 주로 자연방사선이나 의료방사선과 비교했다. 또 과거 핵실험에 의한 방사성물질의 확산이나 다른 환경오염과 견주어 낮은 방사선 피폭이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오염의 경쟁, 이미 오염된 세상에서 작은 오염 하나 더 보탠들 어떻냐는 시각.
과학적으로 불확실하다면 예상되는 어떤 문제를 내버려둘 것인가? 특히 그 문제가 만약 치명적이고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면 말이다. 예를 들어 임산부는 왜 가급적 엑스레이나 CT 촬영을 피하려고 할까.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이 정도의 피폭량은 전혀 '문제 될 게 없는' 수준이다.
개인의 경우 각자 판단에 맡기면 그만이다. 그런데 방사능 방호를 책임지는 당국은 그럴 수 없다. 방사능 아스팔트 사건을 둘러싼 논쟁의 핵심은 바로 방사능 보건 당국의 태도이다. 지금 원자력안전위원회의 태도는 임산부의 그것과는 거리가 멀다. 대신 '과학적으로 근거 없다'는 곧 '아무 문제 없다'로 해석한다는 것. 물론 이는 치명적 비약이다.
이번 설명회는 방사능 오염을 둘러싼 일반인의 불안을 어느 정도 해소해주려고 기획된 것 같지만, 오히려 핵공학자나 방사선의학자들이 자신의 불안을 호소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이는 앞서 이재기 교수가 스스로 고백했듯 이번 사건으로 인해 원자력 기술 전반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확산되는 것이다. 이런 불안감은 이들 전문가뿐만 아니라 원전 산업계와 원자력문화재단 등이 함께 공유하고 있는 감정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에너지 탐정의 초록 돋보기 블로그(http://energyjustice.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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