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이혼합의각서는 기재된 문구대로 해석해야"

기재 내용을 부인할 만한 분명한 반증이 없는 한 문언대로 해석해야

등록 2011.11.20 19:13수정 2011.11.20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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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분할 방식 등을 정한 '이혼합의각서'는 거기에 기재된 문구 그대로 충실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A(51)씨는 21년간 결혼생활을 한 아내 B(52,여)씨와 불화로 2008년 2월 협의이혼하면서 "자녀 2명의 모든 부양책임을 B가 지기로 하는 조건으로 경기 군포시 소재 아파트를 B의 소유로 하며, '기타 재산권'은 A의 소유로 함을 각서한다"는 내용의 이혼합의각서를 작성했다.

그런데 B씨가 공동재산 중 자신 명의로 된 강원도 홍천군에 있는 부동산 19필지에 대해 당초 합의했던 '기타 재산권'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소유권을 넘겨주지 않자 A씨가 소송을 냈다.

1심인 수원지법 안양지원 박선영 판사는 2010년 6월 A씨가 이혼한 전처 B씨를 상대로 낸 소유권이전등기 청구소송에서 "피고 B씨는 원고 A씨에게 2008년 2월 약정(이혼합의각서)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라"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자 B씨가 "재산분할약정에서 정한 '기타 재산권'은 A가 소유하고 있거나 실제로 운영하면서 사실상 소유하고 있는 재산을 의미할 뿐, 그에 해당하지 않는 부동산까지 포함하는 것은 아니다"며 항소했고, 수원지법 제3민사부(재판장 김재환 부장판사)는 지난 3월 이를 받아들여 원고 승소 판결한 1심을 깨고,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거래 관행이나 언어통례상 부동산을 기타 재산권으로 지칭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고, 이 사건 재산분할약정 당시 자녀에 대한 부양책임을 피고가 전적으로 부담하기로 했던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재산분할약정에서 정한 '기타 재산권'은 원고가 그 명의(컴퓨터 매장)로 운영하면서 사실상 소유하고 있는 재산만을 지칭하는 것이고, 이 사건 각 부동산은 포함하지 않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 제1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A(51)씨가 전 부인 B(52)씨를 상대로 낸 부동산 소유권이전등기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라"며 수원지법 합의부로 돌려보냈다고 20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처분문서의 진정성립이 인정되면 법원은 기재 내용을 부인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처분문서에 기재돼 있는 문언대로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해야 하고, 당사자 사이에 계약 해석을 둘러싸고 이견이 있어 처분문서에 나타난 당사자의 의사해석이 문제되는 경우에는 문언의 내용, 그러한 약정이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약정에 의해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해 논리와 경험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사건 재산분할약정에서 원고의 소유로 분할하기로 한 '기타 재산권'은 그 문언대로 아파트를 제외한 원고와 피고의 나머지 모든 공동재산을 의미하고, 따라서 이 사건 각 부동산도 '기타 재산권'에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충분하다"며 "그럼에도 원심은 각 부동산이 '기타 재산권'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함으로써 원고의 청구를 배척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은 처분문서의 증명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단을 그르친 것"이라고 판시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이슈](www.lawissue.co.kr)에도 실렸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이슈](www.lawissue.co.kr)에도 실렸습니다.
#이혼합의각서 #재산분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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