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경상남도지사는 19일 오전 봉하마을 방앗간 강당에서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와 함께 대담특강했다.
윤성효
"노무현 대통령이 장관 발탁할 때... 그런 버릇이 생겨"- 혁신과통합 공동대표인데, 요즘 신문에 보도된 사진을 보면 문재인 이사장과 이해찬 전 총리, 손학규 민주당 대표 등 많은 분들과 함께 줄을 서서 찍더라. 그런 사진을 찍을 때 순서는 미리 정해져 있는 것인지?"그런 것은 아니다. 어르신들이 중앙에 서고, 저는 후배니까 늘 뒤쪽에 서게 된다. 2002년 대선 때가 생각난다. 저는 당시 노무현 후보 경남선대본부장이었다. 노 대통령은 그해 4월, 후보로 확정 됐으니 선거가 치러진 12월까지 여러 곳을 다녔다. 김대중 후보 시절에는 '좌민석(김민석 전 의원) 우미애(추미애 의원)'를 옆에 세웠다고 하더라. 젊은 콘셉트를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어디서 듣기로는 이 룰을 깨면 지적을 받았다고 하더라.
노무현 대통령은 후보 시절 그런 것이 없었다. 사진 찍을 때 가면 다들 앞에 섰고, 저는 뒤에 있더라. 비서실장을 지낸 신계륜 의원이 뒤에서 밀어주기도 했던 적이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장관 발탁할 때 저에 대해 늘 자리를 양보하는 모습을 잘 봤다고 하더라. 그때 버릇 때문에 그런 건지 요즘도 그냥 선배들한테 양보한다."
- 혁신과통합에서 여러 역할을 할 텐데, 경남도에서 공동지방정부를 운영해 봤던 경험이 도움이 되는지?"혁신과통합에는 그동안 저와 함께 했던 분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다. 전직 총리 두 분도 계시고, 문성근 대표와 문재인 이사장도 있다. 김대중·노무현 두 전 대통령의 정치 노선에 함께하는 것이 맞겠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도정을 맡고 있기 때문에 힘들다. 지난해 도지사 선거 출마할 때, '당선 되려고 무소속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있었는데, 크게 보면 틀리지 않았다. 도정을 맡고 있는 한 당적을 가지지 않겠다고 했다.
일단 저는 시간 때문에 걱정이 된다. 도민들이 추인을 해주실지 걱정이다. 크게 보면 함께하는 것이 맞다. 혁신과통합이 진보통합도 함께 하자고 제안했는데, 장기적으로는 모르겠지만 단기적으로는 불가능해 보여서 아쉽다."
- 현재 추진되고 있는 민주당+혁신과통합 정도로 새롭게 통합정당이 만들어진다고 했을 때, 파괴력은 어느 정도라고 보나. "'안철수 현상'은 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기존정당에 대한 강한 불신이 핵심이다. 국민들이 신뢰를 보여줄지 의문이다. 기존 정치권이 신뢰가 없기 때문에 걱정이긴 하나 정당정치가 복원돼 책임 있는 주체가 정책을 추진하고 평가받는 것이 맞다. 부족하지만 새로운 혁신을 통한 통합정당이 신뢰를 회복하면 좋겠다."
- '안철수 현상'을 언급했는데, 문재인 이사장은 통합정당에 안철수 교수가 빨리 합류했으면 좋겠다고 하고, 이해찬 전 총리는 급하지 않으니 내년 1학기까지는 서울대 있다가 합류해도 늦지 않다는 입장이다. 김 지사의 입장은?"민주당 쪽에서는 요구를 할 수 있겠지만, 안철수 교수한테 야권에서 스트레스 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저는 안 교수가 많은 시간적 여유를 갖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여유를 갖고 고민을 해서 정치 발전에 기여하게끔 시간을 드려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문재인·안철수 바람'은 같은 뿌리, 질투하면 상식 이하"- 안철수 교수에 대해 '참신하다'는 의견이 있다. 정치를 하게 되면 장단점이 노출되고, 그러면 참신하지 않게 될 수도 있다. 출발을 늦게 한 것이 참신함에 상당한 득이 된다면, 기존 정치인은 억울하지 않느냐."손해 보는 부분도 있다. 흔히 정치인들을 사악한 집단으로 이야기 하고, 정치인들이 돈만 밝힌다고 매도할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난감하다. 괜찮은 정치를 해보겠다고 마음먹은 사람은 돈에 대한 욕심이 없다. 저도 나름대로 진중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하는데, 그럴 때마다 난감하면서도 반성하게 된다. 정치인들의 자업자득이다. 우리가 그렇게 했으니 국민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다. 섭섭해 할 필요가 없다.
정치 안 하는 분들이 더 좋은 소리 듣는다. 정치는 저런 분들이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막상 그런 사람들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안 교수는 자기관리를 잘하는 분이다. 나누고 배려한다는 게 참 어렵다. 1500억 원 기부에 대한 여러 가지 해석이 있지만 난, 안 교수가 평소 생각했던 대로 실천한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