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장한 소백산맥과 계곡이 어우러진 한드미 마을
왕범준
토요일인 지난 12일에는 '한드미 농촌유학 가을한마당' 행사가 열려 학부모들도 아침 일찍 마을에 도착했다. 부모들은 선생님들과 같이 마을에서 직접 재배한 배추로 김장을 했다. 어른들이 김장을 담그는 동안 아이들은 추운 날씨도 아랑곳하지 않고 공을 차며 신나게 놀았다. 여느 시골마을의 적적한 분위기와는 전혀 딴판이다.
충북 단양군 한드미 농촌유학센터는 인터넷을 통해 전국에서 초등학생들을 모집해왔다. 한드미 농촌유학센터장인 정문찬(51) 대표는 지난 2007년 인근 대곡분교가 폐교되는 것을 막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도시 아이들을 유치하는 농촌유학을 기획했다고 한다.
그는 이장을 7년째 맡으면서 한드미 마을을 농촌 체험마을로 탈바꿈하여 관광객을 불러들이고 농촌유학센터를 설립해 마을의 지역경제를 활성화했다. 한드미 마을 농촌 유학생은 해마다 꾸준히 증가해 현재 35명이 시골생활을 하고 있다.
할 게 많아 컴퓨터게임도 뒷전 학생들은 일반 학과수업은 인근 대곡분교에서 지역 아이들과 같이 받고, 유학센터에서 필리핀 원어민 교사를 비롯한 8명의 생활지도교사가 짠 프로그램에 따라 여가시간을 보낸다. 텃밭을 가꾸고, 전통놀이 배우고, 외부강사를 초빙해 기악과 댄스를 배우기도 한다. 대학을 졸업하고 자기 고향에서 아이들 생활지도를 맡고 있는 정영민(29) 선생님은 이곳 아이들이 도시에서만 자란 아이들보다 뭔가 시도해보는 적극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곳 아이들은 자기 의사를 표현하는 데 솔직하고 호기심도 많아 언제나 활기가 넘치고 표정이 밝아요. 시골에 온 뒤 아이들은 TV시청이나 컴퓨터 게임은 거의 하지 않습니다. 할 게 많으니까요. 저 자신이 도시에서 하던 일보다 여기서 하는 일에 훨씬 큰 보람을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