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저주인형의 뒷면
이승철
인형을 손으로 집어 들고 살펴보았다. 그런데 섬뜩한 느낌은 색실로 감은 목 부분만이 아니었다. 사람 모양으로 오려 만든 종이에는 역시 사람 모양이 그려져 있었다. 얼굴 부위에는 눈과 코, 그리고 입이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또 있었다. 얼굴에 볼펜으로 쓴 듯한 글씨가 쓰여 있었다. "임0자 1958, 8, 8, 김00 1964, 8, 8" 이름과 생년월일이었다.
그리고 가슴 부위에도 글씨가 쓰여 있었다. "살인범 감옥에 처넣으시오, 지역사리" 지역사리는 징역살이를 잘 못 쓴 것 같았다. 저주의 글. 저주인형이 분명했다. 뒷면에도 역시 사람모양의 그림이 거꾸로 그려져 있었다. 근처에 놓여 있는 또 다른 인형도 비슷했다. 저주의 글이 모두 몸통 부위에 쓰여 있는 것만 다를 뿐 필체도 같았다. 그리고 근처에 있는 또 하나의 인형까지. 모두 목을 색실로 칭칭 감아놓은 것이 역시 섬뜩한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