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해고·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한 희망의 버스' 기획단 송경동 시인(앞줄 왼쪽에서 세번째)과 정진우 진보신당 비정규노동실장(앞줄 맨 오른쪽)이 15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앞에서 경찰조사에 대한 자진출석에 앞서 '희망의 버스 계획과 경찰수사에 대한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희망버스 참가자들과 함께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문제 해결 등을 요구하며 '웃으면서 끝까지 함께 투쟁'이라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유성호
"노동자 시인 송경동이 이명박이라는 감옥으로 자진해서 걸어 들어간다. 그 감옥을 깨부수러 들어간다. 잘 들어가라고 박수 한 번 쳐주자."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의 박수에 백 소장을 사이에 두고 나란히 선 송경동 시인과 정진우 진보신당 비정규 노동실장은 멋쩍은 듯 웃어보였다. 희망버스 기획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두 사람은 지난 7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이후 4개월 여간 민주노총에 있는 희망버스 기획단 사무실에서 숙식을 해결해왔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문제 해결을 위해 그간 경찰조사를 거부해왔던 이들은 15일 민주노총이 있는 경향신문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 영동경찰서로 향하는 차량에 올라탔다.
"이명박이라는 감옥 깨부수러 자진해서 걸어 들어간다" 두 명의 희망버스 기획단이 '자진출두' 하는 날, 경향신문 사옥 앞에는 전태일 열사의 동생 전태삼씨,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상임이사, 권영국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변호사, '날라리 외부세력' 영화감독 박성미씨 등 각계 인사들이 모였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노동자의 벗이었고 노동자의 절규를 시로 써준 민주노총 명예조합원 송경동 시인이 자기 발로 약속했던 대로 경찰서를 점령하러 간다"면서 "경찰은 그 정도로 체포영장, 구속영장이 기각됐으면 그만 할 일이지, 또다시 송경동 시인을 잡아 가두려고 한다"고 개탄했다. 김 위원장은 "송 시인은 경찰서 점령을 48시간 내에 끝내고 김 지도(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를 만나러 갔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배은심 전국민주화운동 유가족협의회 회장은 "김진숙 동지가 우리 곁으로 왔으니 정말 고맙다"면서 "김진숙 동지가 부산 영도에서 행여나 잘못될까 봐 마음을 졸이고 바라봤는데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왔으니 더 이상 바랄 게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배 회장은 "그런데 경찰은 그 사람을 살 수 있도록 온갖 힘을 다해준 송 시인을 연행하려고 한다"면서 "경찰은 독재 권력의 하수인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일갈했다.
정동영 민주당 의원 역시 "송경동 시인이 없었다면 김진숙씨가 어떻게 됐을까, 기적과도 같았던 지난 6월의 희망버스가 절망 속에 있던 김진숙을 희망으로 구원했다"며 송 시인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정 의원은 "아무리 이명박 정부가 간악하다고 하지만 송경동 시인 앞에 우리 모두가 하나가 된다면 송 시인은 자유의 몸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희망버스는 이제 한 정거장밖에 안 지났다, 송경동 운전사를 앞서서 달리게 하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 시인 "희망버스는 이제 막 출발...멈추지 말고 함께 달려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