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립대 2012년부터 '한 학기 등록금 70만원대'

충청북도, 도립대학 등록금 인하 추진... 시민단체는 '환영' vs. 다른 대학들 '싸늘'

등록 2011.11.09 16:13수정 2011.11.09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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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시종 충북도지사
이시종 충북도지사충북도청
충청북도가 충북도립대의 등록금을 2012년부터 절반 수준으로 낮추기로 했다.

충북도의 이번 결정은 서울시립대의 반값등록금, 강원도립대의 단계적 등록금 인하에 이어 세 번째다.

지난 7일 이시종 충북도지사는 확대 간부회의에서 "충북도립대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반값 등록금 시행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예산이 내년도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라"고 덧붙였다.

반값 등록금 예산이 충북도의회를 통과해 반영될 경우 한 해 평균 299만6000원인 충북도립대 등록금은 절반인 149만8000원으로 낮아진다.

충북도립대의 한 학기 등록금이 70만 원대로 떨어져 평균 290만 원대인 도내 다른 전문대의 4분의 1수준이 된다.

충북도는 반값 등록금이 도입될 경우 현재 지원되는 도비 76억 원에 추가로 13억6917만원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충북도립대의 반값등록금 여부는 오는 11일 도의회에 제출된 관련 예산이 통과되면 2012년부터 적용된다. 지난 1998년 옥천에 개교한 충북도립대의 지난 달 말 현재 재학생은 928명이다. 충북도립대는 학교 경쟁이 높아져 우수인재가 몰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충북도내 대학들 민감한 반응 "포퓰리즘 성격의 반값 등록금"

 지난 6월 24일 낮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과 경제5단체장의 간담회가 이뤄지고 있다. 이날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기자간담회에서 '반값 등록금' 정책과 감세 철회 움직임 등을 두고 "즉흥적으로 나온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6월 24일 낮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과 경제5단체장의 간담회가 이뤄지고 있다. 이날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기자간담회에서 '반값 등록금' 정책과 감세 철회 움직임 등을 두고 "즉흥적으로 나온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기획재정부

충북도 내에서 충북도립대와 신입생 유치 경쟁을 해야 하는 주성대, 충청대 등 사립대학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모양새다. 사립대뿐만 아니라 국립대학도 반값 등록금에 대한 반응은 싸늘하다.


주성대 관계자는 <충청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도립대가 반값 등록금을 실현하더라도 우리 학교에 크게 영향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충북도는 포퓰리즘 성격의 반값 등록금 보다 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한 투자를 했어야 맞다"고 꼬집었다. 이어 "충북도는 자기 자식만 감싸면 안 된다"면서 "도내 전체 대학을 아우르는 행정을 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충북대 관계자는 "현재 국립대와 도립대의 등록금은 결코 높은 수준이 아니다"라며 "사실상 일반 사립대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반값등록금 정책은 많은 예산이 투입되기 때문에 보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도립대의 등록금인하는 결국 포퓰리즘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 절하했다.

충북도립대 반값 등록금은 충북도민이 낸 세금이 결국 다른 지역 학생들의 복지에 쓰이는 것 아니냐는 문제도 제기됐다. 충청대 관계자는 같은 매체와의 전화통화에서 "충북도립대 학생 중 충남, 대전 등 다른 지역 출신이 3분의 1이 넘는다"며 "충북도민이 낸 세금으로 다른 지역 학생들이 혜택을 받게 된다"고 날을 세웠다.

시민단체는 '환영 입장'... "다른 대학들도 등록금 인하 나서라"

 지난 6월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한 촛불집회'에서 대학생들이 반값등록금 실현과 청년실업 문제 해결 등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지난 6월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한 촛불집회'에서 대학생들이 반값등록금 실현과 청년실업 문제 해결 등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오마이뉴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등 도내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등록금 대책을 위한 충북네트워크'는 지난 8일 논평을 통해 반값 등록금 정책을 환영했다.

이 단체는 논평에서 "서울시립대의 반값등록금과 강원도립대의 단계적 등록금 인하와 더불어 충북도의 반값등록금 시행은 정부의 미온적인 등록금 정책에 지자체가 솔선수범해 전국적 확산의 물꼬를 트는 정책으로 적극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도의회 또한 충북도립대 반값등록금 실현에 필요한 예산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충북도 내 대학들도 등록금 인하조치에 과감하게 나서라"고 촉구했다.

민주노동당 충북도당은 8일 성명을 통해 "충북도의 도립대학 반값 등록금 검토 발표에 대해 즉각적으로 환영한다"며 "2012년부터 실시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려 달라"고 요구했다.

또한 "반값등록금 정책은 150만 충북도민에게 환영받을 것"이라며 "충북의 대학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대학등록금의 인하를 촉발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회 민주당 정범구 의원(충북 증평·진천·괴산·음성)은 9일 전화통화에서 "반값 등록금 정책을 민주당 소속 도지사가 있는 지역에서 실시해 의미가 크다"며 "다른 지역으로 자연스럽게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어 "다른 대학들도 자구노력을 기울여 등록금의 거품을 빼야 한다"며 "국가에서는 교육 재정을 확충해 학부모의 학비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값 등록금 #충북도립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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