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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새들이 한강 변 갯벌에서 먹잇감을 찾고 있다 최근 남양주시 한강 변에 갯벌이 형성되면서 많은 철새들이 몰려 들어 먹이사냥에 나서고 있다. ⓒ 정명현
해 질 녘 남양주시 한강변 갈대숲 사이로 많은 철새들이 눈에 들어온다. 새들은 어둠이 내리기 전 먹이 구하기에 분주하다. 그런데 새들은 물자맥질을 하며 물고기 사냥을 하는 게 아니라 강변 바닥에 주둥이를 박고 있다. 좀처럼 보기 드문 광경이다.
남양주시 한강에는 강물 속 외 철새들이 먹이를 구할 곳이 거의 없다. 1980년 초 이전에는 남양주시 한강이 모래와 자갈, 진흙, 풀숲, 나무 등으로 이루어져 많은 사람과 새들이 찾아드는 곳이었다. 하지만 1980년 초 5공 정권이 들어서면서 남양주를 포함한 서울과 경기도 내 한강에 개발이라는 바람이 몰아 닥쳐 바닥과 강변에 풍부했던 자갈과 모래가 골재채취를 통해 파해쳐 져 일본 등으로 팔려 나갔다.
이 때문에 한강 가장자리의 깊이는 한 여름의 경우 어른 허리 정도 밖에 안 되던 것이 세 걸음만 들어가도 3m 이상으로 깊어져 사람의 접근이 어려워 졌으며, 강 가장자리가 아예 없어졌다.
특히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에 들어서는 또 다른 한강개발이라는 명목 아래 한강변이 시멘트 콘크리트로 덮히면서 그나마 남아있던 풀과 나무, 자갈과 모래가 완전히 사라져 지금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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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양주시 한강변에 형성된 갯벌 최근 남양주시 한강변에 길이 약 100m의 갯벌이 형성돼 화제다. ⓒ 정명현
그런데 지난 여름 집중호우가 오랫동안 이어지는 장마로 남양주시 한강변이 몇 차례에 걸쳐 물에 잠기면서 한강변 산책로와 강변에는 많은 토사가 쌓여 아직도 그대로 남아 있는 곳이 적지 않다.
특히 여름이 지나면서 물 수위가 낮아지자 일부 한강변에 쌓인 토사가 그대로 남아 수 십년 동안 볼 수 없었던 갯벌을 형성해 시민들이 발길을 멈추게 하고 있다. 그 갯벌에는 청둥오리와 기러기 등 각종 철새들이 몰려들어 갯벌 바닥을 뒤지면서 지렁이로 보이는 듯한 먹이사냥에 나서거나 쉬고 있어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한강변에 갯벌이 형성되면서 철새들의 먹잇감터나 쉼터가 된 것이다.
본 기자가 남양주시 수석동에서 팔당대교까지 약 7km를 걸어 살펴본 결과, 두 곳에 이같은 갯벌이 형성돼 있었다. 한 곳은 와부읍 도곡리 구간으로, 이곳에는 길이 약 100m 폭 3~10m에 걸쳐 검게 갯벌이 형성돼 많은 철새들이 몰려 먹이를 구하거나 한가롭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곳에 갯벌이 형성된 것은 이 구간 강 가장자리가 시멘트 호환블록이 아닌 흙과 풀로 조성돼 있어 토사가 강물로 밀려 나가지 않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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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양주시 한강변에 형성된 갯벌 최근 남양주시 한강 변 덕소구간에도 갯벌이 형성돼 철새들이 찾고 있다. ⓒ 정명현
반면 또 다른 한 곳은 와부읍 덕소 미사대교 아래 강변으로, 이곳에는 약 길이 60여 m 폭 2~3m의 갯벌이 형성돼 있었지만 폭이 좁고 산책하는 시민과의 거리가 가까워 많은 철새들이 몰려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곳에도 어두워질 무렵에는 몇 마리의 철새들이 날아들어 먹잇감을 구하기도 했다.
이들 갯벌은 매년 많은 비가 내릴 때마다 물에 잠기고 또 다시 물이 빠져 수위가 낮아지면서 사라지지 않고 속살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도곡리구간 갯벌은 큰 자연의 변화가 없는 한 그대로 남아 철새들의 사냥터로, 안식처로 인기를 얻을 것으로 보여 한강변에서 산책이나 운동하는 시민들에게 새로운 볼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남양주시 한강변이 시멘트로 둘러싸여 자연미를 상실해 시민들에게 아쉬움을 주었지만 이들 갯벌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관리, 보존하려는 노력이 따른다면 남양주시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물론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덧붙이는 글 | 본 기사는 남양주.구리 최초 인터넷언론 '남양주타임즈'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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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년만에 한강에 갯벌 형성... 철새들 날아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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