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P 놓고 일본 열도 들썩... 노다 총리의 운명은

등록 2011.11.08 16:27수정 2011.11.08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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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9일 청와대에서 한일 정상회담이 열렸다. 이명박 대통령의 카운터파트너였던 노다 요시히코 총리는 2008년 2월의 대통령 취임 이후 이명박 대통령이 만난 다섯 번째 일본 총리다. 5년 5개월 재임했던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를 제외하면 일본에서는 최근 재임 기간 1년 전후의 단명 내각이 계속되고 있다.

고이즈미의 뒤를 이었던 자민당의 아베 신조, 후쿠다 야스오, 아소 다로의 재임기간은 각각 366일, 365일, 358일이었다. 2009년 8월에 치러진 총선에서 자민당을 누르고 정권 교체를 이뤄냈던 민주당의 하토야마 유키오는 9개월(266일) 만에 간 나오토에게 자리를 물려줘야 했다. 1년 3개월(449일) 재임했던 간 나오토의 뒤를 이어 지난 9월 2일에 총리가 된 노다 요시히코는 1957년생으로 '전후세대' 정치가 가운데 두 번째로 젊은 나이에 총리가 되었다(전후 최연소 전후세대 총리로 주목을 받았던 아베 신조는 1954년생으로 취임 당시 52세였다). 하지만 어쩌면 6개월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야할지 모르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 있다.

7일 후지무라 관방장관은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교섭 참가와 관련한 정부·여당 내의 절차는 10일까지는 끝나며 이날 중 노다 총리가 기자회견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11월 7일까지 20회 이상의 회의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해온 민주당의 경제연계협정 프로젝트팀이 9일까지 당의 의견을 집약하면 이를 바탕으로 당정 협의와 관계각료위원회를 거쳐 일본 정부의 방침을 최종적으로 결정하겠다는 생각이다. 노다 총리를 비롯해 민주당 지도부는 일본의 TPP 교섭 참가에 적극적이지만 당내 반대파에 대한 설득 작업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을 뿐 아니라 당외의 반대도 날이 갈수록 격렬해지고 있다.

민주당 내 반대파 의원들은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의 SNS를 통해 TPP 반대단체가 도쿄 중심가에서 개최하는 시위에 참가하도록 호소하기도 했다. 11월 5일 'TPP를 생각하는 모임' 주최의 가두시위에는 민주당 정권에서 농림수산상을 역임한 야마다 마사히코 의원을 비롯한 국회의원 25명이 참가했다.

 TPP를 생각하는 국민회의가 11월 5일 도쿄 시내에서 개최한 가두시위에의 참가를 호소하는 포스터
TPP를 생각하는 국민회의가 11월 5일 도쿄 시내에서 개최한 가두시위에의 참가를 호소하는 포스터

연립 정부의 파트너인 국민신당도 반대일 뿐만 아니라 야당인 자민당도 12일 하와이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이전에 결론을 내리는 것은 졸속이라며 반대하고 있다(10월 25일 자민당 정무조사회 산하 종합농정무역조사회의 <TPP 참가 반대에 관한 결의> 참조).

7일에는 민주당 반대파, 자민당, 국민신당, 신당일본, 공산당 등 당파를 초월한 의원 146명이 TPP 반대 궐기대회를 열었을 뿐 아니라 총리의 교섭 참가에 반대하는 국회 결의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일본의 47개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44개의 지방자치단체 의회가 반대 또는 신중한 대응을 요구하는 의견서나 결의를 채택했다.

칸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노다 총리는 2010년대 중반까지 소비세를 단계적으로 10%까지 증세하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7일 중의원 본회의에서 노다 총리는 구체적인 시기와 증세율 등을 담은 법안을 내년 3월까지 국회에 제출하고, 법안이 통과되면 중의원을 해산하고 총선거를 실시해 국민의 뜻을 묻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본의 TPP 참가 문제가 국론을 양분시키는 핵심 쟁점으로까지 비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의 경제연계협정 프로젝트팀이 합의 도출에 실패해 노다 총리가 독단으로 TPP 참가를 결정한다면 민주당은 분열되고 야당은 즉각적인 중의원의 해산과 총선거를 요구할 것이다. 오늘 내일이 노다 총리의 운명을 결정하는 중요한 날이 될 것이다.
#환태평양경제연계협정(TPP) #노다 요시히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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