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쌓인 숲속에서 작은 음악회를 열고계신 군포 "시민교회" 부부 연주자님 모습이다.
윤도균
내 '아마 벌써 하산해 어디서 차라도 한잔하는가 보다'라고 생각하고 중앙도서관 앞에 하차하니 매제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곳이 바로 '수리산 삼림욕장'인데, 산행을 마치고 내려온 동생들이 배가 고팠을 텐데 나를 삼림욕장 낙엽 쌓인 숲 속 벤치로 안내하며 "이 숲 속에서 작은 열린 음악회가 열리고 있는데 잠시 구경하고 가자"고 한다.
음악회라고 해 다소 기대를 했는데, 특별히 무대가 설치된 것도 아니고 아주 작은 무대 위에서 40~50세 정도 돼 보이는 남녀 두 명이 색소폰 연주를 하고 있었다. 낙엽 쌓인 수리산 산림욕장의 가을 분위기에 어쩌면 그렇게 음악이 잘 어울리는지….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산행을 마치고 하산하던 등산객들과 주말 오후 산책을 나왔던 군포시민들이 삼삼오오 벤치에 모여 앉아 두 연주자의 색소폰 연주에 빠져들어 곡이 끝날 때마다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있다.
매제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니 연주하는 두 연주자는 부부 사이라고 한다. 관객은 100여 명도 채 안 돼 보이는데 낙엽 쌓인 숲 속에서 두 부부의 신명난 색소폰 연주에 빠져든 시민들이 곡이 끝날 때마다 아낌없는 찬사와 앙코르를 요청했다. 그 모습이 어느 소문난 음악회에 버금갈 정도다. 그러다 보니 평소에 음악에 큰 관심이 없던 나도 연주자들의 색소폰 연주에 빠져 자리 뜰 생각이 들지 않았다.
부인이 홀로 연주할 때, 남성 연주자에게 "수리산 산림욕장 분위기와 매우 잘 어울리는 숲 속 작은 음악회가 감명 깊었다"고 인사를 하니 고맙다고 답했다. 두 연주자는 수리산 인근 '시민교회'에 나가는데 토요일 오후 시간을 내 공연 무대가 없어도 삼림욕장 분위기와 어울릴 것 같아 잘하지 못하는 실력이지만 수리산 숲 속에서 공연하게 됐다는 설명을 듣게 됐다. "나같이 음악 문외한이 감동할 정도니 실력이 수준급"이라고 말했더니 쑥스러워하며 고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