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주5일제에도 올해처럼 주당시수를 그대로 운영할 경우 1,2 학년은 날마다 5교시, 3,4 학년은 주4회 6교시, 5,6 학년은 주3회 7교시를 하게 됩니다. 올해 1,.2 학년에서 2009개정교육과정을 적용하며 수업시수가 더 늘어난 걸 보면 내년에 많은 학교가 이런 시간표를 운영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아이들에게는 그야말로 최악의 시간표입니다.
신은희
실제 수업을 해보면 이보다 더 늘어날 수도 있다. 보통 학교에서 수업시간을 계산하는 방식을 보면 연간 수업시간을 34주 기준으로 나눠서 그대로 주당수업시간으로 운영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2학년이 연간 850시간인데 34주로 나누면 25시간이므로 주마다 25시간을 운영하면 날마다 5교시를 하게 된다. 그래서 주5일제가 되면 1, 2학년도 날마다 5교시를 해야 한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는 것이다.
삶의 질 높인다는 주5일제, 학생들은 오히려 악화?우리 사회에서 주5일제가 시작된 것은 2004년부터이고 점차 확대되어 왔다. 주5일제가 도입되면서 주40일 노동제가 실현되고, 주말에 가족단위 체험학습이나 다양한 사회활동이 이루어져서 삶의 질이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렇지만 주말 노동시간을 평일로 나눠 야근을 한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그런데 학교는 어떤가? 주5일제 수업은 2005년부터 주1회, 2006년부터 주2회로 확장됐지만 관련 대책이나 준비는 제자리걸음이다. 주5일제 수업을 하는데 토요일 수업이 평일로 이동해 수업부담이 늘어나야 하고, 중고등학생은 교과보충수업을 하라는 식이다. 학생들 입장에서는 학습부담만 늘어나고 삶의 질이 악화되는 것이다. 주5일제 수업이 이러려고 하는 거였나?
여기에는 교육당국의 책임이 매우 크다. 2007개정교육과정은 2005년 개발 당시 "주5일제대비 교육과정"이라고 하며 "토요일 4시간을 다 줄이느냐, 2시간을 줄이느냐?"까지 이야기되다가 막판에 좌절됐다. 여기에 MB정부가 영어몰입정책의 일환으로 2009년부터 3-6학년 영어수업시수를 1시간씩 늘려놓았다. 상황이 더 악화된 것이다.
2009개정교육과정도 처음에는 "주5일제 대비 교육과정"으로 설계하다가 임기내에 실행하기 위해 초고속으로 만들어 2011년부터 적용하느라 관련 내용은 연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관련기사:
2011년부터 주5일제 전면 시행되나? ) 2009개정교육과정 공청회에서 연구진에게 물어봐도 모른다고 했다. 2012년부터 주5일제를 시행한다는 언론 보도가 심심찮게 나왔는데, 이는 교과부와 교총이 수 년 전에 주5일제 도입을 합의했었기 때문이다.
교과부의 책임회피 꼼수, 도 넘어이렇게 책임을 회피하다 보니 현장교사도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 나온다. 교과부가 주5일제 수업을 "자율도입"하라면서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심의를 맡겼다. 수업일수 190일 중 170일(34주 기준*5일)이 교과진도일수이고 나머지 20일은 학교장 재량이라는 것이다. 이는 현재 학교장 재량수업일 16일에서 4일이 늘어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