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음의 화두
공간루 정동갤러리 제공
조용헌은 김영옥의 그림을 두고 '궁극적 회화'라는 평도 덧붙였다. 궁극적 회화가 되는 이유는 '생과 사의 통합을 보여 주는 초월적인 그림'이기 때문이며 그의 작품은 죽음을 이해시키면서 탄생이 지니는 거대한 신비를 우리들에게 일깨워 준다. 그것은 시간·공간·존재라는 삼재(三才)를 하나로 통합한 느낌이 들며 이 삼재의 통합은 불멸(不滅)과 자유(自由)의 획득을 얻게 하고 이것이 바로 인간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이란 설명이다. 이러한 사실을 상징적으로 압축시켜 보여 주는 그림이 김영옥의 그림이라 설명하고 있으며 이러한 삼재의 통합을 궁극적 회화라 칭했다.
그의 작품을 보면 붉은색이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 그는 붉은색을 중시했다. 붉은색이 지니고 있는 이미지를 희열, 열정, 힘, 생명. 욕구, 분노, 탄생, 부활, 깨어남, 활력소 등의 복합적인 요소로 말하고 있다. 그는 "살아 꿈틀거리는 모든 생명은 붉고 작은 한 점의 핏방울과 빛줄기로 그 존엄을 부여 받는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번 작업은 한 점의 핏방울로 잉태된 생명으로 시작하여 점점 진화하고 재창조된 생명력을 화폭에서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붉음이라는 화두에 매달려서 작업을 하는 과정은 선승(禪僧)의 수행처럼 내적으로 치열한 용맹정진의 연속이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