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는 길 노잣돈도 드리고..
조상연
혹자는 어머니 연세 90이 넘어 돌아가셨으니 자신들의 효가 아니면 어찌 90을 넘기셨겠느냐며 가소로운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데 이것은 부모님께 대한 물질적 봉양을 말하는 것 일게다. 해서 당신의 부모님께서 편찮으실 적에, 당신이 기르는 애완견이 아플 때 사골국물에 온갖 정성을 들이고 끌어안고 잠까지 자가며 병간호하는 것처럼 그런 정성은 있어보았느냐? 당신의 부모님이 아무리 90을 넘겨 돌아가시어 호상이라고는 하나 당신 애완견이 죽었을 때처럼 곡기까지 끊어가며 슬퍼해본 적은 있느냐? 되물었더니 입을 다물고 마는데...
키우던 강아지도 죽으면 석 달 열흘 머릿속에서 떠나지를 않는 법이다. 정이라는 게 그렇게 무섭다. 하물며 나를 낳아주시고 젖을 먹여 키워주신 부모님이야 오죽하겠는가. 80이 넘고, 90이 넘어 돌아가셨으니 호상이라며 부모님 한줌 재가 된 지 열흘도 안 되어 바다로 산으로 관광차에 몸을 싣는 분들이 딱해서 하는 말이다. 내 어찌 그런 사람들과 길게 연을 이어가리. 또한 호상, 호상 하는데 100살을 넘겨 돌아가신들 내 부모님 돌아가신 것이 어찌해서 호상이란 말인가? 내 부모고 남의 부모고 간에 슬픔은 있을지언정 호상이라는 말은 있을 수 없다는 게 내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