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6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김용옥 원광대 석좌교수가 EBS 방송 퇴출에 항의하며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유성호
EBS가 도올 김용옥 선생의 중용 특강을 중도하차 시키려던 계획이 결국 일주일 만에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어제(1일) 제가 EBS측에게 "중용 강의 36강을 완방하겠다"라는 서면 약속을 받았습니다. 지난 일주일간 숨 가쁘게 전개된 학문과 표현의 자유 사수를 위한 투쟁일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 EBS의 중용 중도하차 통보
서울시장 선거 전날인 10월 25일 오후 3시. 대학로에 있는 도올 선생의 연구실에 두 명의 EBS 담당자가 찾아 왔습니다. 그들은 도올 선생에게 "중용 강의를 중도 하차시키기로 결정했다" "다음 강의는 마지막 방송이 될 터이니 마무리 정리 강의로 잘 연출해 주기를 바란다"
"결정은 번복할 수 없고, 사장도 따라야 한다"라고 통보를 했습니다.
# 도올 선생의 광화문 1인 시위서울시장 선거가 있던 10월 26일, 도올 선생은 학문과 표현의 자유 탄압에 저항하며 선거 참여를 촉구하는 광화문 일인 시위를 통해 국민들에게 EBS의 음모를 알렸습니다.
# <나는 꼼수다> 정봉주 17대 국회의원과 함께 도올 구하기정봉주 전 의원은 지난달 28일 오전 저에게 "도올 선생에 대한 탄압은 대한민국 지성에 대한 탄압"이라고 강조하며 원상회복을 위한 투쟁을 촉구하였습니다. 이에 저는 자유선진당 이상민 의원과 10월 28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EBS를 향해 다음과 같이 선전포고를 하였습니다.
"도올의 중용 방송을 중단할 경우, EBS 교육 예산을 한 푼도 남김없이 전액 삭감하겠다."#도올 김용옥 나꼼수 26회 출연
같은 날 저녁, 도올 선생께서 나꼼수 26회에 출연해 당신의 심경을 격정적으로 토로했는데, 이번 사태의 내용과 배경에 많은 분들이 울분을 공유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유사 이래 최악의 정권, 연산군보다 폭정이라는 표현은 사태의 심각성을 대중들에게 전달하기에 충분했습니다.
도올은 이명박 정권을 통렬히 꾸짖으셨고 마치 이 정권과 한판 승부를 준비하는 발언을 하셔서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그날 저녁 마침 한신대 총장님을 모신 저녁 식사 자리에서, 총장님께서 "도올 선생에게 (안 의원의) 국회 기자회견 소식을 전했다"면서 전화를 연결시켜 주셨습니다. 도올 선생께서는 저에게 이렇게 당부하셨습니다.
"안 의원! 정의를 위해 투쟁하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