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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전거 길, 만들기도 중요하지만 그 뒤 관리가 더욱 중요하단 얘기, 몇 번이고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겠지요? ⓒ 손현희
"여기 안전 바도 새로 생겼네. 아주 잘했구먼."
"그러게, 잘해놨네. 구미에서는 그래도 자전거 길 하면, 여기가 가장 잘 만든 곳인데 이렇게 꼼꼼하게 해놨으니 아주 좋네."
"우리 같이 잔차 타는 이들한테는 더 없이 좋은 길이지. 그런데 저기 봐봐! 뭔가 또 하나 있다."
"하하하, 자전거터널이네. 저런 것도 다 만들고."
경북 구미시 산동면 923번 지방도 옆에 새로 난 자전거 길에 다시 한 번 찾아갔어요. 지난 2009년 12월27일에 갔을 때, 옛길을 살려서 멋진 자전거 길을 만들어놓은 걸 보고 그 생각이 참으로 기특하고 반가워서 기사로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관련기사 보기‣ 옛길 살려 자전거 길로? 참 좋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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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전거 터널 구미시 산동면 923번 지방도 곁에 자전거 길이 생겼는데, 구미에서 가장 잘 만들어진 자전거 길이랍니다. 두 해만에 다시 찾아가니 이런 멋진 조형물도 새로 만들었네요. 한눈에 보아도 자전거 길이라는 걸 알 수 있네요. 그런데... ⓒ 손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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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동 자전거 터널 자전거 터널이 매우 멋스럽게 만들어졌네요. 여름에는 아마도 넝쿨식물을 심어서 올리기도 했나 봅니다. ⓒ 손현희
두 해만에 다시 찾아간 산동 자전거 길
지난날 이 길은 차들이 많이 지나다니고 갓길이 워낙 좁아서 자전거를 타고 가기에는 조금 위험한 곳이었지요. 이 길을 지날 때마다 위험하단 생각에 빨리 지나가곤 하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그런데 그 길 곁에 잡풀이 자라서 찻길까지 뻗어 나오던 곳을 말끔하게 정리를 하고 대신에 찻길 사이에 경계석을 두고 따로 자전거 길을 만들었지요. 그땐 그게 얼마나 반갑고 기쁘던지 자전거를 즐겨 타는 우리한테는 더 없이 고마운 길이 생겼으니 아주 좋았지요.
그런데 이번에 거의 두 해만에 다시 찾아간 이곳에 또 무언가 조금 더 바뀐 걸 봅니다. 가드레일 곁에다가 노란 빛깔로 칠한 안전 바를 하나 더 덧대어서 구분이 쉽게 해놓았고, 자전거 터널을 새로 만들었네요. 터널을 만들고 그 위에다가 자전거 모양을 한 조형물까지 세웠어요. 한눈에 봐도 자전거 길을 알릴 수 있고 좋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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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09년12월 산동 자전거 길 위 사진은 지난 2009년 12월27일, 우리가 처음 산동면 자전거 길에 가봤을 때에요. 그때는 그저 가드레일만 있었는데... ⓒ 손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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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10월23일 산동 자전거 길 거의 두 해만에 다시 찾아간 산동면 자전거 길에는 이렇게 노란 빛깔을 칠한 안전 바를 하나 더 덧대어 놨어요. 쉽게 구분도 되고 아주 좋네요. ⓒ 손현희
자전거 터널 안에다가 자전거를 세워놓을 수 있는 거치대를 따로 만들었는데, 어! 이건 우리 같은 산악자전거는 못 세우겠더군요. 바퀴를 넣고 세우려했더니 디스크브레이크가 거치대에 닿아서 세울 수가 없었어요. 하는 수 없이 그냥 바깥에다가 세웠답니다. 큰 문제는 아니겠지만, 이런 것까지도 꼼꼼하게 생각하고 만들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드네요.
자전거 길, 역시 만드는 것보다 뒷관리가 더욱 중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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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헤쳐진 보도블록 "또 연말이 되었구만. 쯧쯧! 뻔하지! 예산 쓰려고 또 파제끼는 거지 뭐!"
요즘 마을마다 멀쩡하던 보도블록을 파헤쳐놓고, 잘 자라던 가로수마저 다 뽑아내고 어디론가 사라졌어요. 시민들의 걱정어린 말처럼 연말이 되자 예산을 다 쓰려고 또 파헤쳐놓은 건 가요? 제발 그런 게 아니길 바랍니다. 나라 예산은 모두 백성들의 '피 같은 돈'이라는 걸 꼭 기억해주세요. ⓒ 손현희
다시 찾아간 산동면 자전거 길은 구미시 장천면 경계에서부터 시작해서 산동중학교까지 3km 남짓 되는 길을 자전거를 타고 다시 한 번 달려봅니다. 그런데 역시 문제가 보이네요. 길은 아주 잘 만들어졌지만, 아무리 봐도 그 뒤 관리는 제대로 안 된 게 한눈에 보입니다.몇 주 앞서 4대강 사업의 하나로 자전거 길과 공원들이 마구잡이로 생겨나지만, 그 뒤 관리는 거의 안 되고, 실제로 자전거 타는 이들이나 지역민들이 틈틈이 찾아올 수 있는 곳도 아닌 곳에다가 그 많은 돈을 들여서 만들고 또 허물어지고 잡풀이 자라나는 데도 관리는 전혀 되지 않는다는 기사를 썼지요.
이곳 산동 자전거 길 또한 마찬가지였어요. 새롭게 생겨난 안전 바나 자전거 터널은 매우 훌륭하고 좋았지만, 길 옆 산에서 흘러내려온 흙모래와 잡풀들이 차츰 자전거 길을 덮어버리는 게 군데군데 눈에 많이 띄었어요. 더구나 인덕초등학교 앞길인 곳인데도 아이들도 잘 다니지 않는지, 풀이 엄청 자라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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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전거를 세울 수 없는 자전거 거치대 큰 문제라고는 여기지 않지만, 이런 것 하나라도 더욱 꼼꼼하게 살펴서 만들었으면 얼마나 좋을 까요? 산동 자전거 터널에 새로 만든 자전거 거치대에는 디스크브레이크가 달린 자전거는 세울 수가 없답니다. ⓒ 손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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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는 수 없이 자전거 거치대에는 세울 수 없어서 자전거 터널 기둥에다가 붙여서 세웠어요. 이런 것 하나라도 꼼꼼하게 잘 살펴서 만들었더라면 더욱 좋았을 텐데 조금 아쉬움이 남네요. ⓒ 손현희
멋지고 아름다운 길, 편하고 좋은 자전거 길을 만드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이처럼 만든 뒤에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거듭 강조하게 됩니다. 지금 온 나라에 여기저기 만들어 놓은 자전거 길이 그 수도 많고, 길이도 매우 길게 만들었겠지만, 많은 이들이 걱정하는 것이 바로 이런 게 아닐 까요? 만드는 것만이 다가 아니라는 것, 그 뒤 관리를 제대로 해야 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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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이쿠~! 조심해야지요. 여긴 자전거 길이랍니다. 지나가던 자동차가 예까지 넘어왔나보네요. 자전거 길 군데군데 경계석에 이런 몹쓸 상처가 남아 있더군요. 차들은 조심하세요. 자전거 길로 넘어오면 자전거 타는 이들은 크게 다친답니다. ⓒ 손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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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전거 길도 만들고 난 뒤, 관리가 더욱 중요하지요. 인덕초등학교 앞 자전거 길인대요. 길 폭이 확 줄었어요. 대신에 잡풀이 자라나서 차츰차츰 길을 덮고 있습니다. ⓒ 손현희
어떤 예산으로 자전거 길을 새로 만들고 또 관리를 하든지, 이 땅에 백성들의 '피 같은 돈'이라는 걸 꼭 기억해줬으면 좋겠습니다. 만들 때 처음부터 계획을 잘 세워서 만들고, 또 그 뒤에 관리도 제대로 해주었으면 좋겠어요. 요즘 마을마다 또 멀쩡하던 보도블록을 모조리 파헤쳐놓고 잘 자라고 있던 가로수까지 통째로 파내어서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고, 길을 온통 파헤쳐 놓은 걸 자주 봅니다. 누군가 지나가면서 한 마디 합니다.
"또 연말이 되었구만. 쯧쯧! 뻔하지! 예산 쓰려고 또 파제끼는 거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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