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바이러스공의 전화벨이 울렸다..."이제 시작인가?"

[정치풍자소설 '대권무림' 42] 에피소드4 - 묵언의 바다, 백성들의 소리없는 외침

등록 2011.10.31 11:20수정 2011.11.05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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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지만 흔들리는 모든 것은 그 강함을 느낀다

'현실과 현실 사이에 내가 앉아 있다. 건널 수 없는 강에는 모두 부교가 설치되고 나는 그 다리를 건너며 오늘도 백성을 생각한다.'

무념무상 원순희망제작창이 지하에 설치된 철마차를 타고 두드린 서울특별공방의 대문이 열리며 백성들이 두드릴 신문고도 백성원형광장(시민광장)의 잔디를 깎고 있었다.

'나는 무(無)로 이글이글 타오르는 특별공국 백성들의 불타는 눈을 보았으며, 무(武)로 저질 정치를 초월하는 시민 무림의 맑은 정(錠)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세상에는 뜻하지도 않게 모든 다양한 일과 사건이 찾아오지만 나에게 그런 일은 없었다.

나는 노력했고, 공부했으며, 저 어두운 백성들의 탄광 속에서 함께 어울리며, 탄을 캐며, 눈물 흘리며 검게 불탔다. 나는 이제 서울특별공국 백성의 대표가 되어 하늘에 제를 올리고 천지신명과 춤을 추며, 초월해야 할 무거운 사명을 즐길 것이다.'

춘추전국시대의 명의 편작의 고사는 이런 줄거리를 갖는다. 제나라의 환후를 알현하는 자리에서 그의 몸에 병기가 완연함을 알고 편작은 말했다.

"지금 군에게는 피부병이 있습니다. 치료합시다."


환후가 말했다.

"과인에겐 병이 없다. 의원이 이익만을 좇아 무병자에게 병이 있다 하여 공을 이루려는, 에이, 괘씸한 자."


5일 후 편작이 또 들러 말했다.

"병이 이제 혈맥을 범해요. 지금 치료 안 하면 당신 죽어."

환후는 더 괘씸했다.

"안 아파. 나 병 없다니까. 그 녀석 무지하게 귀찮은 놈이네. 명의라더니. 없는 병도 병으로 만드는 놈이 무슨 명의. 나가."

편작은 아마도 진실한 명의이기는 하였으나, 싫다는 것을 억지로 고쳐놓는 의사는 아니었던 모양이다. 5일 후 다시 들러 한마디 아뢴다.

"이제, 피부병이 위장을 급습했습니다. 지금 당장 치료하지 않으면 다이(Die)입니다."

환후 양반, 고집불통, 요지부동. 아마 애플공작천국에서 천국행 열차를 타신 정보태랑 잡스폰트위력공(스티브 잡스)만큼이나 고집이 대단했던가 아니면 그처럼 민간요법을 더 신봉했는가 보다.

말도 안 듣자 그냥 갔다가 5일 후 다시 들르더니, 이번엔 말도 안 하고 절레절레 그냥 갔다. 이유인 즉슨 이렇다.

"병이 피부에 있을 때는 탕약과 고약으로 치료가 가능했고, 병이 혈맥까지 퍼졌을 때는 침으로 치료가 가능했어요. 또한 병이 위와 장까지 퍼졌었어도 약주를 사용하면 치료가 가능했었지요. 그러나 병이 골수까지 퍼졌으면 신도 치료 불가능이니, 어찌 나 같은 일개 의사가 치료 가능하다 말할 수 있었겠소. 그래서 그냥 나왔지요."

물론 환후는 곧 병석에 누웠고, 편작은 행방이 묘연했다. 환후는 곧 죽었다. 열전에서는 말한다. 사람이 병의 기미를 알고 명의에게 조기 치료받으면 웬만한 병은 다 낫는다.

그러나 <사기>에는 고칠 수 없는 여섯 가지의 병을 열거하고 있다. 그 첫째는 교만하여 병의 근본을 논하지 않는 것이요. 둘째는 몸을 가벼이 알고 재물만을 소중히 여겨 몸에 쓰지 않는 것이요, 셋째는 옷을 입고 음식 먹기를 제대로, 제때에 안 하는 것이요, 넷째는 음과 양이 오장과 같이 있어 기가 허해지는 것이요, 다섯째는 몸이 약해질 때로 약해져 약을 전혀 쓸 수 없는 것이요, 여섯째는 의원을 믿지 않는 것이라 했다. 중요한 것은 이 중에 하나만 어겨도 병의 치료는 어렵다는 것이다.

사회안전망이 부재하고, 남북의 갈등도 첨예화되었으며, 보수-진보의 남남갈등의 골도 깊어진 지 오래다. 실업난과 주택난, 전세난, 교육대란으로 갈 곳 없고, 할 일 없고, 살기 힘들어진 20·30·40대 비무림 젊음들뿐만 아니라, 늙고 병든 노년들이 설 자리는 지금 이 하늘 아래 그 어느 곳에도 없다.

가진 자들을 더 갖게 하고, 힘 있는 자들의 힘은 더 배가 시키며, 탐욕이 많은 권력 세도가들의 치마폭만 더 늘려주는 방패수단으로써의 법과 질서, 제도만이 판을 쳤다. 그 사이 그 법과 제도는 못 가진 자들, 힘없는 자들, 못 배운 자들의 통제수단이 되고 99개를 가진 자가 1개를 가진 자의 모든 것을 빼앗게 만드는 유용한 바로미터가 되었다.

그런데도 경술사의 토목공화국 무림대국은 경인운하와 4대강을 통해 천문학적인 자연해체를 통한 이익을 좇았으며, 여기에 부화뇌동한 토목업자와 관련공무원들의 지난 몇 년간 늘어난 뱃살과 드나든 화류방에는 고혈에 찌든 백성들의 살과 피가 들어 있었다.

그런데도 계룡산 면벽수도와 정치무림계의 산전, 수전 공중전에 국제전(연구연수 혹은 어학연수, 즉 눈치 보이니까 나가서 쉬다오기)까지 마스터한 소위 잠룡이라는 잠재도방들은, 눈꼽 비비다가 봇물 터져 마치 태국왕국을 초토화시키는 거대한 물폭탄처럼, 한양 한복판이 백성의 물결이 노도와 같이 쓰나미를 이루자 이제사 부랴부랴 한 나발통씩 한다.

"이 무림본질 부재의 정치권에 대한 반감이야, 이건. 특히 우리의 중간허리 40대 반감, 이거 곤란해. 나도 다음에 힘들어. 골통수구정당, 이거 비상경고등. 삐뽀삐뽀."

희룡탐라방의 절실한(?) 고뇌에는 자꾸만 밀리는 자신의 처지도 한몫 단단히 하는 것 같았다. 경필수원공자의 목소리에는 애원을 넘어 절규에 가까운 고성이 '나가수'가 내지르는 고음의 하모니를 연출했다.

"이거 선거 왜 했어. 세훈공자 어디 갔어? 영국? 내 그럴 줄 알았어. 젠장. 나, 아부지 따라 무림의회 한 지 벌써 4선이야. 나 아직 어려. 마르고 닳도록, 아싸, 하고 싶어. 내가 말했잖어. 소통 소통, 젊음과 소통, 노래했잖아. 근데 왜 안 했어. 앙앙."

세훈공자는 영국 가불고, 도꼬다이는 고집불통이며, 청와방은 말이 없고, 잠룡들은 새로운 시대정신을 보여주는 무술의 진취내공에 실패했다. 이 가운데 '로마는 하루 아침에 태어난 것이 아니다'라고 외치는 절대내공의 비기를 간직한 진정한 공도가 나타나지 않자 오랜만에 보수철타공 동길철정줄타기노령사(김동길)께서도 일장에 환청을 드셨다.

"한나라방의 맹주 이하 도방놈들이 나라 말아먹는 걸 보니 나. 베알 뒤틀리고 눈물, 콧물 나. 아니 이 나라가 워찌 만들어진 나라여. 글구, 민주도방 니들은 뭐야. 너희도 당이야. 후보도 못 내고, 무소속으로 강호를 흔든 시민무림에게 애교야?

원순희망제작창 입당 안 하문 이제 워쩔겨. 직무유기라고 고발할겨? 니네는 뒹굴고 뒹굴다 온몸에 상처투성이 내고 반창고 덕지덕지 붙인 유치원생이야. 아이고, 아이고, 이제 서울특별공국 백성들은 워쩐댜."

노령에 걱정도 팔자시다. 하여튼, 방송뻐꾹 여옥나발공녀(전여옥)가 철수바이러스공과 민주공방을 싸잡아 패대기쳤다. 그녀가 갈고 닦은 도법은 희한한 것이어서 '혼자서도 잘 해요'일 것 같은데, 지나고 보면 혼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뻐꾸기만 날리고 만다. 낭만주의에는 우수의 깃발이 나부끼지만 우울이라는 독이 동반하듯이 독설에는 상처 입으면 상대가 한 방에 나가떨어지는 치명이 있으나, 잘못 쏘다가 입에 상처가 생기면 자신이 입는 내상(內傷)도 장난이 아니다.

"나 여옥공녀, 글 잘 써. 나발통 좋아, 노래 잘혀. 어디가면 뭐, 빠지나. 나도 정치 입문할 때 그랬는데. 철수바이러스공, 이번에 희열 대단할걸. 한 달은 족히 갈 거야. 그거 열병이야, 열병. 어머나 세상에 흉측해라. 묻어 들어간 한양 대문에서 희망을 제작하는 저 맹주의 웃는 얼굴 좀 봐.

민주공방. 헤이, 탁란공방(托卵工房). 뻐꾸기가 대신 길러준 시민무림 어딨게? 다시 둥지 안으로 돌아올까? '내 인생에 둥지를 틀어 봐.' 바보 숙주 학규공자님 잘해보셔, 아싸, 나는 영원한 나발공녀."

하늘이 맑아오자, 근심 속에서 잿빛 하늘과 조우하던 무현수량(새로운 아호) 재인문향의 얼굴색이 밝아졌다. 잠을 못 잔 탓인가. 푸석푸석한 얼굴에 피어나던 잡티가 가을에 부는 바닷바람에 얼굴 모공으로부터 날아가는 느낌을 받았다. 선량한 인품을 가진 아내와 결혼한 악한이 곧 선량한 사람으로 변한다는 '여성의 힘'의 탈무드처럼 재인문향의 속내를 간직한 순수한 내공의 힘은 그 어느 것보다도 여렸으나 잡아맬수록 단단한 동아줄로 자라나고 있었다.

"나는 이 시간에도 우리가 살 길은 혁신과 통합을 통한 자유롭고 새로운 정치의 희망, 대통합의 기치아래 펼쳐지는 인간적인 창조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진보정당들도 정치성을 자각하고, 민주당 또한 부산, 경남에서의 한계를 절실히 느껴 대통합의 깃발 아래 보여주는 새로운 패러다임. 이것만이 지역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입니다."

부산 구청 무림 비무에서 패배한 패장으로 스스로를 자인한 문향의 향기 깊은 법학림에선 선불교의 그것과 같은 향내가 풍겨 나왔다. 이 시간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고 경기도방이 출자를 중단하자, 완전백신 철수바이러스공이 심혈을 기울여 도록을 쌓던 차세대융합기술연구소의 간판에 불이 꺼졌다. 그러나 희희낙락, 즐거운 표정의 바이러스공은 연구소에 들른 무림기자들의 졸졸졸에 휘파람으로 화답했다.

"상식권과 비상식권의 대결에서 상식권이 승리하는 건 당연한 거 아닌가요? 축하합니다. 원순공. 지지한 백성들은 물론이지만 지지하지 않은 백성들도 다 같이 백성. 나는 지난 시절 시민강호에서 묵묵하던 묵자와 같은 모습의 원순공께서 아주 잘할 거라고 믿어요.

사실에 근거한 무림의 대결이야 당연히 아름다운 거지만 몰상식하고 어쭙잖은 무공으로 천하를 넘보는 가짜 무림은 안 된다고 봐요. 나, 아직 많이 부족하고, 학교에서 쌓는 도력과 학승들과의 교류도 바빠요. 도 더 닦게 이제 오지 마세요. 빠이."

저녁노을이 서편으로 지려할 때면
외로운 사람들은 서로의 손을 잡고
더욱더 외로워지는 길을 따라 바다로 간다.
바다에는 슬픈 파도가 있지만
저녁노을 아래서 파도는 이글거리는 태양이 된다.

어둠이 시나브로 가까워지는 관악골의 정기를 몸으로 받으며, 이제는 멈춰 선 분수를 돌아 나오는 바이러스공의 몸에 불이 타고 있었다. 그것은 방금 지평선을 넘어간 태양이 남긴 흔적이기도 하고, 새롭게 다가선 달빛이 응석처럼 안기면서 데운 화상이기도 했다.

누군가의 가슴에 불타는 불꽃은 또 다른 누군가의 심지에 발화점으로 작용할 것이고, 그것은 곧 천하를 불태울 수도 있을 것이다. 창조하는 자의 기쁨이 있어 자연인들의 하루가 온전한 하루일 수가 있고, 대중가수들의 혼을 다한 열정적인 몸짓과 노래에 일반 백성들은 하루의 피로를 날려 버리듯이, 하나의 상징이 전체에 미치는 파급은 엄청나다. 철수바이러스공이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나가수의 음질에 볼륨을 맞출 때, 벨이 울렸다. 혁신과 통합, 무현수량 재인문향의 번호였다. 이제 시작인가?

덧붙이는 글 | * 내가 생각하는 사람이 그곳에 있다면 나의 마음도 이미 그곳에 있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 내가 생각하는 사람이 그곳에 있다면 나의 마음도 이미 그곳에 있는 것이다.
#안철수 #박원순 #원희룡 #편작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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