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원을 받는 러구(한국주재 네팔기자협회 대표)여동생으로부터 축원을 받은 러구의 표정이 진지하기만 하다.
김형효
그렇게 30여 분을 간식을 먹으며 세무 업무를 하는 그의 동생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잠시 후 티하르의 중심인 디까 의식을 한다고 해서 카메라를 들고 옆방으로 갔다. 그런데 이제 밖으로 나갈 수 없단다. 티하르 의식이 치러지는 동안은 그 공간을 벗어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나는 하는 수없이 러구에게 카메라 가방과 윗옷을 가져다 줄 것을 청했다.
디까 의식은 먼저 세 사람의 외삼촌과 한 사람의 나이 많은 조카에게 행해졌다. 이마 한 가운데 밀가루를 반죽해서 일자형으로 붙였다. 그리고 나서 그 위에 일곱 가지 색깔을 점처럼 붙였는데 그 일곱 가지 색은 무지개에서 유래한다고 했다.
색마다 모두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러구는 그것을 다 기억하지 못했다. 우선 흰색은 일곱 색깔 무지개에는 없는 색인데 평화로움을 상징한다고 했다. 그 바탕에 일곱 색깔로 수를 놓는 것이다. 삶을 행복하게 영위할 것을 축원하는 것으로 그 의미가 압축되는 것 같다. 다만 그 축원의 과정에 정성이 더해지면서 더없이 아름다운 시간이라 생각되었다. 여동생이 오빠들에게 정성스럽게 디까 의식을 행한다. 그러는 동안 오빠들도 마찬가지로 어린 여동생에게 무한한 사랑을 느끼리라. 더없이 사랑스런 누이로 어여뻐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으리란 생각이다.
디까 의식이 끝나고 나면 이마에 일곱 색깔 무지개가 아름다운 상징이 된다. 그리고 동전을 머리와 양어깨에 얹어주고 꽃잎을 얹어준다. 그렇게 의식이 끝나고 나서 현실적인 선물이 이어진다. 정성스럽게 준비한 음식과 옷이나 수건 등을 선물해주는 것이다. 가장 먼저 준비한 선물 중에서 더위(네팔 요구르트)라는 음식을 먼저 그릇에 담아 마실 수 있도록 정성스럽게 잔을 받쳐주듯 입에 대어준다. 그것을 받아 마시고 나서 받은 음식과 선물은 잠시 한쪽에 정리해둔다.
곧 오빠들이 여동생들에게 답례로 디까 의식을 행한다. 그리고 그들은 축원을 빌어준 여동생들에게 적은 금액이라도 용돈을 준다. 그리고 나서 여동생의 발 끝에 머리를 대고 최대한의 고마움을 표한다. 한 동안 그들의 의식을 사진을 찍으며 바라보다 눈가에 맺히는 눈물을 닦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