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성규 전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
남소연
- 박원순캠프에 결합해 활동한 것은 언제부터인가."지난 8월 30일 출마할 의사가 있다는 것을 처음 들었던 사람이 윤석인 희망제작소 부소장이다. 그가 8월 31일 산에서 내려와 그 내용을 각계에 전파했고, 9월 1일 시민사회 인사 몇 명이 모여 대책회의를 했다. 그 시점부터니까 두달여 캠프에 결합해 활동한 셈이다."
- 비정치인 무소속 시민운동가의 서울시장 당선의 의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이번 선거는 기성 정치의 무능력과 구태에 대한 심판 성격이 강했다고 평가한다. 새롭고 신선한 정치가 요구됐지만, 기성정치는 그것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세계적으로도 기성정치의 리더십이 무너지고 있다. 개별 국가마다 사정은 다르지만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근본적 한계가 실제 대중들에게 큰 어려움을 주고 있다.
그러나 정치구조는 여전히 주류 중심 질서를 공고화하는 데 매몰돼 있다. 그 범위 밖에 있는 대중들이 분노했고, 이들을 케어해줄 새로운 정치집단이 필요하다는 것은 세계적 현상이다. 결국 우리도 기성정치 경계 밖에 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박원순 서울시장 등을 통해 새로운 정치의 대안을 발견하려고 했던 노력의 결과로 해석한다."
- 결국 시민정치가 공룡화 된 정치권력을 눌렀다고 평가하나."그런 측면이 있다. 또 거리정치, 모바일 형태로 드러나는 SNS, 무정형의 정치가 한국 정치의 구체적 플랜을 제시하는 활동을 꾸준히 했다. 이 활동을 정당이라는 그릇에 담기는 어려웠고, 자발적 시민의 참여가 수평적 네트워크로 끊임없이 작용과 반작용을 만들면서 새로운 정치의 전형을 만들어가는 중이라고 생각한다. SNS 같은 무정형의 방법이 새로운 정치의 시도로 진화된다면 그것이 만드는 결과가 새로운 정치로 귀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이번 선거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뭐가 있겠나."보궐선거라를 짧은 선거운동기간 동안 정치적으로 전혀 준비되지 않았던 안철수-박원순 같은 사람들이 박근혜나 나경원 같은 기성 정치인들을 눌렀다는 것이 놀라운 특징이다. 비정치인들의 정치가 기성정치의 힘을 압도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비정치인이 주도한 선거가 당선이라는 쾌거를 불렀다는 데서 아주 놀라운 힘을 발견했다."
- 놀라운 힘의 실체는 무엇인가."시민들의 반응 자체가 적극적이었다. 지난 4.27 분당을 선거보다 투표율이 높지는 않았지만 대체로 투표에 대한 관심이 적극적이었다. 박원순 후보가 TV토론만 좀더 잘했다면 그 열기는 더욱 폭발적이었을 것으로 예측한다. SNS가 보수언론보다 훨씬 영향력을 갖고 여론의 지배적 흐름을 만들었다."
- 박원순 시장이 행정에서 시민사회 가치를 제대로 실현할 것이라고 생각하나."쉽지 않을 것이다. 비록 박 시장이 대단히 오픈마인드 스타일이긴 해도 관료의 벽을 뚫고 나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만일 박 시장이 서울시를 이끄는 행정가로서 시민사회 가치를 제대로 다 녹여낸다면 그것은 어마어마한 정치변혁으로 기록될 것이다. 다만 시민운동진영도 박 시장이 일거에 무엇을 이뤄내기를 바라기보다는 차분하게 핵심적인 몇 가지를 우선적으로 해내도록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 섣부르게 판단하고 섣부르게 평가해서 상처내고 그러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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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시장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선거과정에서 내세웠던 약속을 지켜야 한다. 당선되면 가장 먼저 서민들을 초대하겠다고 했으니 낮은 자리에 계신 분들부터 찾아봐야 할 것이다. 경청투어 과정에서 적은 포스트잇을 시장실에 붙여놓고 매일매일 하나씩 약속을 실천하는 시장이 돼야 한다. 선거 끝났다고 그냥 넘어가는 것은 구태의연함이다. 작은 것이라도 잊지 말고 꼭 실천해야 한다."
"감당 못한 자봉 물결...이런 선거 처음 봤다"오광진 전 참여연대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