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황우여 원내대표의 10.26 재보선 결과에 대한 발언을 경청하며 침울한 표정을 짓고 있다.
유성호
10·26 재보궐 선거에서 한나라당은 11개 기초단체장 선거가 치러진 8곳에서 승리하고, 서울시장과 기초·광역 의원 선거에서는 패배했습니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서울시장을 10년 만에 내줌으로써 2012년도 총선과 대선에 빨간불이 켜지는 비상사태를 맞이했습니다.
서울시장 선거 패배를 분석하면서 한나라당은 '국민의 소리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라는 말로 쇄신을 강조했지만, 사실 이런 소리는 늘 선거 패배 후에 나오는 입에 발린 소리일 뿐입니다.
한나라당은 선거가 끝나고 국민의 민심을 겸허히 받아들이기는커녕 오히려 자신들을 패배시킨 사람들에 대한 '복수'를 감행하기 시작했습니다. 도저히 이해할 수도 없고, 법적인 근거조차 빈약한 이들의 '치졸한 복수'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한나라당, 박원순 멘토단 '공지영'이 그렇게 미웠나?27일 한나라당 중앙당 인권위원회는 광주 인화학교 성폭행 사건 진상조사와 피해자 지원을 위해 광주의 관련 기관을 방문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생뚱맞게 소설가 공지영씨를 참고인 차원에서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김연호 한나라당 인권위원회 위원이 소설가 공지영씨의 경찰 조사를 촉구하는 발언을 한 것입니다.
"소설과 영화에서 (사실과 다르게) 과도하게 표현돼 국민 감정이 격앙됐다."
"최근 조현오 경찰청장을 만나 공지영씨에 대한 참고인 진술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더니 조 청장이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곤란하다'고 답변했다"
"공지영씨는 이미 정치행위를 하고 있기 때문에 조사해야 한다."
영화 <도가니>로 시작된 광주 인화학교 성폭력 사건에 대한 재조명은 공지영 작가의 장편소설 <도가니>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우리는 소설과 영화보다 현실이 얼마나 더 끔찍했는지 이제야 알게 됐는데, 한나라당 인권위원회는 오히려 '소설과 영화가 과도하게 표현했다'라는 어처구니없는 주장을 펼칩니다.
여기에 공지영 작가를 거론하며 그녀가 정치 행위를 하는 사람으로 수사 대상이라는 터무니없는 주장까지 하고 있습니다. 한나라당이 공지영씨를 이토록 미워하는 배경을 살펴보면 너무 간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