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지도를 그리고 그안에 일일이 '비빔'이라고 적었다. 유비빔씨는 글자를 소리를 낳고, 소리는 염원으로 이어지며, 염원은 결국 꿈으로 이뤄진다고 믿는단다.
안소민
비빔씨는 전주비빔밥과 비빔문화의 가장 중요한 매력으로 '스토리'를 꼽았다.
"전주는 '비빔'과 '소리'라는 강력한 콘텐츠를 갖고 있는 고장이에요. 이보다 더 잘 어울리는 지역은 없죠. 그 어떤 지역에서도 '비빔'과 '소리'에서 전주를 따라 올 수가 없죠. 비빔밥 하면 전주비빔밥, 소리하면 전주대사습(조선조 숙종 때의 마상궁술대회 및 영조대의 물놀이와 판소리·백일장 등 민속 무예놀이)입니다."
비빔씨의 설명을 듣다 보면 전주비빔밥이 유명한 까닭도 맛도 맛이지만 전주비빔밥이라는 스토리가 있기 때문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요즘은 '맛'이 흔한 세상이다. 손가락으로 검색하면 손안에 맛집이 수두룩하고, 자기가 사는 동네에도 요리좀 한다는 맛집들이 널려 있다. 이런 와중에 몇 시간씩 자동차로 달려 전주비빔밥을 찾는 것은 아마 전주비빔밥에 얽힌 이야기를 먹고싶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비빔문화를 팔아야 한다 비빔씨는 '비빔소리'를 비롯해서 '비빔의 흔적' '비빔스' 'Bibomz' 등 비빔과 관련특허를 30여 개 갖고 있다. 세상에서 '비빔'과 관련해서 유비빔씨만큼 많은 이야기를 갖고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비빔씨 집앞 거리도 '비비고 싶은 거리'다. 심지어 류비빔씨가 바라보는 전주의 형태도 비빔밥 그릇을 닮았단다. 완주가 전주를 감싸고 있는 형국인데, 완주는 밥이고 전주는 계란 노른자위란다. 그럴싸하다. 어차피 정답은 없다. 스토리는 만드는 사람의 것이다.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스티브 잡스, 이 사람이 비빔을 안 사람이에요. 애플을 가만히 보면 이게 완전 비빔이거든요. LCD는 일본 마쓰시타 회사 것을 쓰고, SDRAM은 삼성제품을 썼어요. 각 분야에서 좋은 것만 쏙쏙 취해다가 자신들은 비비기만한 거죠. 그리고 이런 문화를 팔았어요. 앞으로 우리가 팔아야 되는 것은 이런 비빔 문화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