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구 롯데백화점 앞 교차로에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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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 4신 : 오후 5시 20분 상계동]"이미 다 써먹던 공약... 반응이 없어요" "이미 국회의원들, 구청장들이 다 써먹던 공약이오. 서울시의회에서 조례가 통과될지도 의문이고. 나경원 후보 얘기가 맞긴 해요. 주차공간도 좁고 녹물도 가끔 나오고 아주 열악하거든? 다만 못 믿는 거지. 반응이 없어요."
24일 오후 노원구 상계동에서 부동산 중개소를 운영하고 있는 김아무개(50)씨는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의 '강북지역 재건축 연한 축소' 공약을 낮게 평가했다. 되면 좋겠지만 지금까지 다른 국회의원, 구청장들이 내놨던 공약처럼 불발로 끝나고 말 것이란 얘기였다.
그는 재건축 수요도 낮다고 짚었다. 김씨는 "여기가 17평, 24평정도 하는 소형 위주의 아파트들인데 부가가치를 창출하려면 용적률도 높여야 할 것"이라며 "세입자가 주로 많이 살고 있어 (재건축에 동의하는)도장을 받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강남의 재건축 예상 아파트들은 저층이라 대지지분이 높은 반면, 상계동 일대의 오래된 아파트들은 대다수 고층이라 대지지분이 낮아 투자할 이도 드물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로 나 후보가 '재건축 연한 축소' 공약을 발표한 이후로도 거래 물량이 변화하진 않았다고 했다. 김씨는 "인근 주공아파트에 2600세대가 넘게 있는데 거래되는 물량이 한 달에 5~6건 밖에 되지 않는다"며 "거래가 거의 횡보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임대사업자들은 여기에 거의 관심을 두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상계동 주공6단지에서 만난 이아무개(34)씨는 "나경원 후보의 재건축 연한 축소 공약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전세 사는 세입자다, 혹시라도 재건축 바람이 불고 집주인이 전세금을 대폭 올린다면 꼼짝없이 또 이사를 고민해야 할 처지"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씨는 이어, "1억 원 피부클리닉에나 다니는 나 후보가 우리 처지를 이해나 하겠나"라며 "지금 내 입장에서는, 비록 강남이긴 하지만 전세 살고 있는 박원순 후보가 더 가깝게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박효진(40)씨는 "여기 사람들은 상계뉴타운 사업 등을 보면서 이미 재건축·재개발로 이득을 볼 수 없단 점을 학습했다"며 "나 후보가 민원성 사업인 재건축 연한 축소 공약을 재탕한 건 실수라 본다"고 말했다. 그는 "박원순 후보가 차라리 낫다"며 "서민인 우리 입장에서 복지가 확대된다면 더 혜택을 보지 않겠냐"고 꼬집었다.
박씨는 "노원구의 표심은 박빙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노원구 지역은 항상 여당과 야당이 번갈아가며 국회의원이든 구청장이 됐다"며 "사람들은 이번에도 전체적인 상황을 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전체적으로 박원순 후보가 앞서고 있는 건 확실하다"며 "나 후보는 선거 마지막에 흠잡을 일이 너무 많이 나왔다"고 지적했다.
노원구 롯데백화점 앞 사거리에서 만난 최민희(25)씨는 방송 토론회 당시 박 후보가 나 후보의 '강북구 재건축 연한 축소' 공약을 일러, '제2의 뉴타운'이 될 것이라고 했던 일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앞으로 나 같은 대학생들이 취직해서 돈을 아무리 아껴써도 집 사는 게 어렵다는데 결과적으로 집값만 올릴 사업이라면 안 하는 게 낫다"고 강조했다.
▲'나는 꼼수다'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정봉주 17대 민주당 국회의원이 24일 오후 노원구 지역유세에서 시민들과 인증샷을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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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구 길음동 현대백화점 미아점 앞에서 정봉주 17대 국회의원이 박원순 후보 지지연설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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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 3신 : 오후 3시 30분 미아삼거리]"나경원 이기면 무상급식 제대로 추진될 수 있겠나?"24일 오후 4호선 미아삼거리역 앞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와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의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현수막이 걸려있는 지하철역 입구 건너 위치한 숭인시장 안은 썰렁했다. 순대국을 파는 아주머니는 "가까이 이마트도 있고 백화점도 두 개나 있는데 시장에 사람들이 오겠는가"라고 혀를 찼다.
이곳에서 파는 순대국 가격은 5천 원이었다. 하지만 직장인으로 보이는 남자 두 명만이 식사 중이었고 나머지 테이블은 비어있었다. 이 아주머니는 "선거 같은 얘기는 모르니 묻지 마라"면서도 "지금 대통령이나 여당이 뭔가 잘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숭인시장 옆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만난 신아무개(37)씨는 5살 난 딸아이에게 감자튀김을 먹이며 "애기 아빠랑 이미 얘기가 끝났다, 박원순 후보가 시장이 돼야 한다"고 했다. 신씨는 "아무래도 아이가 있다 보니 무상급식 정책에 관심이 깊을 수밖에 없다"며 "일단, 아이들에게 밥먹이는 문제를 갖고 나라가 망하는 길이라고 한 오세훈 전 시장이 마음에 안 들었다"고 말했다.
신씨 주변의 사람들도 같은 생각을 하는지 물어봤다. 그는 "아마 내 또래의 사람들은 대개 비슷할 것"이라며 "이번에 박원순 후보가 이긴다고 뭔가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 생각하진 않는다, 그러나 나경원 후보가 이기면 무상급식 같은 정책이 계속 추진될 수 있겠나"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박 후보에 대한 지지의사를 표시한 안철수 교수에 대한 호감도 드러냈다. 신씨는 "나보다 애기 아빠가 안철수 교수를 상당히 존경한다, 나도 TV에서 그 분이 살아온 모습을 보고 존경할 만하다는 생각을 했다"며 "안 교수가 박 후보에게 서울시장 후보를 양보한 이유가 분명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미아삼거리역에서 도보로 10분 정도 떨어진 현대백화점 앞에서는 선거 분위기가 물씬 났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정봉주 전 의원 등이 참가하는 유세가 진행 중이었다. 민주당원으로 보이는 이들과 함께 백화점을 찾은 사람들이 뒤섞여 유세를 지켜보고 있었다.
대학생 안선희(22)씨는 유독 정봉주 전 의원에게 열광했다. 그는 인터넷방송 <나는 꼼수다>를 들으면서 정치 관련 뉴스도 챙겨보게 됐다고 말했다. 안씨는 "한나라당이 서울시장 후보를 낸 것도 맞지 않다고 생각하고 나경원 후보가 걸어온 길도 못 미더운 부분이 많다"며 박 후보에 대한 지지의사를 표명했다.
"친구들도 본인과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나"는 질문에는 "제 친구들도 정치 자체에 사실 관심이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위터나 SNS에서는 박원순 후보에 대한 지지의사가 높은 편이지만 주변에서는 정치 자체에 대한 관심이 적은 편"이라며 "나 같은 경우에도 정치에 아예 관심이 없진 않았지만 어렵다고 느꼈다, <나꼼수>를 들으면서 뉴스를 챙겨보게 됐다"고 말했다.
선거운동에 나선 민주당원들은 "그래도 다른 보궐선거에 비하면 반응이 좋은 편"이라고 강조했다. 천화식(63)씨는 "팸플릿을 나눠주지도 않고 가만히 들고 있는데 사람들이 와서 달라고 한다"며 "길음역, 성신여대역 근처에서 출·퇴근 인사를 주로 하고 있는데 분명 민심이 뭔가 변화를 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에는 박원순 후보가 이길 것으로 생각한다"며 "금년 선거를 통해 야권이 헤쳐모여식으로 한데 뭉쳤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상가 2층 나경원 후보 선거연락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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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3신 : 오후 3시 은마아파트]"안철수, 조용히 있다가 막판에... 비겁하다" 오후 1시 30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상가 2층에 있는 나경원 후보 선거연락사무소. '서울 강남을' 지역을 총괄하는 선거대책본부격인 이곳에서는 사무소 관계자, 10여명의 선거 운동원, 은마아파트 주민들이 모여 선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사무소 벽에는 '나경원 시장 승리의 날 D-3일'이라고 쓰여있었고, 나 후보의 포스터도 일렬로 붙어있었다. 상가 곳곳에도 나경원 후보 선거연락사무소의 위치를 알리는 종이가 붙어있었다.
사무소의 한 관계자는 "강남을 지역에서 가장 단지가 크고, 교통이 좋은 은마아파트에 사무실을 설치했다"며 "주민들은 박원순 후보 같이 문제 있는 사람이 서울시장이 될 수도 있는 상황에 화가 났다, 다들 부적절한 시장 탄생을 막기 위해 투표하겠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안철수 원장의 지원도 큰 도움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안 원장은 박 후보가 '내가 당선 안되면 안 원장에게도 타격이 될 것'이라고 하니 지원에 나섰다, 안 원장도 뭔가 켕기는 게 있는 모양"이라며 "또한 안 원장이 서울대 교수 신분으로 선거운동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오피니언 리더가 많은 강남 유권자가 잘 판단할 것"이라고 전했다.
주민들도 박 후보와 안 원장을 성토했다. 한 주민은 "안 원장은 지금까지 조용히 있다가 선거 막판 전략적으로 박 후보에 대한 지원에 나섰다"며 "정정당당하지 못하고 비겁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주민은 "은마아파트는 지은 지 30년이 넘은 오래된 아파트이고 주민들 살기에 불편해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며 "박원순 후보의 지금까지 발언 등을 살펴볼 때 시장이 되면 강남 재건축을 어렵게 만들 것 같다, 나경원 후보가 서울시장에 당선돼야 은마아파트 주민들이 좋아할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일부 젊은 층은 박원순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40대 주민은 "4대강 사업 등을 보면,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안된다"며 "젊은 사람들은 무조건 한나라당 찍지 않는다"고 전했다. 서울 강남을 지역 박원순 후보 선거 운동원은 "요새 박 후보 전단지를 받아주는 사람이 많다, 안 원장 지원 효과도 클 것"이라고 말했다.
[시청-광화문 직장인들] 안철수 지원 소식에 "선거 끝났네" |
오후 1시 안철수 교수가 박원순 후보를 지지방문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시내 빌딩가 주변이 들썩였다. 점심을 먹으러 나온 직장인들은 스마트폰을 꺼내 관련 기사를 읽고 서울시장 선거로 이야기를 나눴다.
점심시간이면 긴 줄이 서는 시청 인근 북어국집에서도 안 교수의 지원유세 여부가 단연 대화 주제의 으뜸이다. 줄을 선 직장인들은 "(선거가) 끝났네"라며 "(안 교수가) 안나와도 (박 후보가) 이길 것 같았는데 완전 굳히기네"라고 말했다.
금융회사에 다니는 김아무개씨(38, 남)는 "안철수가 지지하면 박원순 찍겠다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았다"라며 "조금 잡음이 있었지만 결국은 박 후보가 이기는 모양새"라고 전망했다.
광화문 인근으로 이동했다. 점심시간이면 식사후 차를 마시는 직장인들로 붐비는 골목에 들어갔지만 날씨가 흐려 평소만큼 사람이 많지 않았다. 커피숍 앞에 줄을 선 한 무리의 직장인들을 만났다.
광화문 인근의 여행사를 다닌다는 이들은 20대 후반부터 40대 초반까지 연령 층이 다양했다. 그 가운데 30대인 3명은 박원순 후보를, 40대 한 명은 나경원 후보를 지지했다.
박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다", "나경원 후보가 너무 네거티브로 나서 오히려 안 좋은 이미지가 쌓였다"라고 그 이유를 밝혀다. 특히 "1억원 짜리 피부클릭 다닌다는 말 듣고 마음을 굳혔다"라고 말하는 이도 있었다.
기자가 "나 후보 측은 딸의 치료로 간 것이고 비용도 몇 백만원만 냈다고 해명했다"고 설명하자 "실제로 1억원을 냈는지 아닌지 알 수 없어도 수백만원이 작은 돈은 아니지 않냐"라고 반박했다. 그는 "아버지의 비리재단 문제, 피부과 논란 같이 나 후보는 전형적인 한나라당에 강남 인사"라며 "아닌 척 해도 서민과는 거리가 멀다는 걸 금방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듣고 있던 40대 남성은 "그렇게 치면 박원순 후보도 걸리는게 한 두 가지가 아니"라며 "누가 더 좋은 공약을 가지고 일을 잘 할 수 있냐를 봐야지 이미지만 가지고 뽑아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런 면에서 정치 경험이 없는 박 후보 보다는 국회에서 두 번이나 의원을 한 나 후보가 괜찮다"라며 "안철수 교수가 나선다 해도 별로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 있던 다섯 명은 모두 "투표를 하고 출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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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구 제기동 경동시장. 상인들의 표심이 엇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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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 2신 : 낮 12시 30분 경동시장]"안철수, 상당히 좋은 분이라는 얘기는 들었는데..."
24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약령시장과 맞닿은 동대문구 제기동 경동시장. 한약재 냄새가 물씬 났다. 더덕과 도라지를 다듬는 이들을 지나치니 고추와 마늘, 생닭, 밤, 과일 등을 파는 곳이 나왔다. 오전 한 나절 지나며 손님들이 늘어나자 상인들도 바빠지는 모습이었다.
송이버섯을 팔고 있던 50대 아주머니는 "아직은 한나라당에 마음이 더 간다"고 말했다. 그는 "한 집에 사는 사람 생각은 좀 다른 것 같은데 나는 한나라당"이라며 "내가 좀 옛날 사람이라서 요새 젊은 사람들과는 생각이 다르다"고 말했다. "요즘 시장 경기는 괜찮으냐, 한나라당이라면 경제가 더 나아질 것 같아서 지지하는 것이냐"는 질문엔 "5년 전에 비하면 경기가 안 좋긴 하다"면서도 "경기는 흐름이다, 지금 다 안 좋은 것 아니냐"고 답했다.
유과를 포장하던 최아무개(37)씨는 "요새 너무 바빠서 공약도 제대로 못 챙겨봐 누구를 선택해야 할지 모르겠다,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최씨는 "나경원 후보야 여기저기서 봐 왔는데 박원순 후보도 괜찮은 사람인 것 같다"며 "박원순 후보가 시민운동을 오랫동안 했다고 했나"라고 물었다. 최씨는 "시장 사람들 중에서도 속으로 박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며 "나는 그런 것을 잘 모르니깐 아무래도 많이 봤던 사람에게 마음이 기울긴 한다"고 말했다.
참기름·고추 등을 파는 유강식(50)씨도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며 "아직은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나 나 후보가 무엇이 다른지 정확히 모르겠다는 이유였다. 유씨는 "안철수 교수가 이날 중으로 박 후보를 지원할 것 같은데 안 교수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그 분이 상당히 좋은 분이라는 얘기는 들었는데 그 분에 대해서 내가 판단할 수 있는 정보 같은 게 없어서 뭐라 말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아직 '부동층'으로 남아있던 이들에 비해 '손님' 김진춘(56)씨는 이미 후보를 결정한 케이스였다. 밤과 더덕을 한 봉지를 산 김씨는 기자의 질문에 "이번에 아들과 얘기를 해봤는데 한나라당이 이번엔 물러나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며 "투표라는 게 원래 국민들이 정치인이 잘했는지 못했는지 따지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제기동에 살고 있다고 했다.
김씨는 또 "나경원 후보 재산이 40억 원이나 된다는 얘기를 듣고 솔직히 거리감을 느꼈다"며 "우리는 이렇게 재래시장에서 찬거리도 사고 하는데 그 사람이 그런 것을 알까"라고 되물었다.
▲대학들이 밀집한 신촌역 인근에 걸린 선거 현수막. 사람들이 무관심한 듯 지나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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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선거를 이틀 앞두고 있지만 대학들이 밀집해 있는 신촌에서는 선거 분위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트위터 등 SNS에서는 투표 참여 캠패인이 벌어지는 등 활기찬 분위기인 반면 대학가는 썰렁함마저 느껴지는 분위기다.
신촌역 인근과 대학 캠퍼스 안에까지 들어가 대학생들을 만났지만 선거에 관심을 가진 사람을 찾기 어려웠다.
인터뷰에 처음 응한 학생은 공교롭게도 서울시민이 아니었다. 지방에서 올라왔다는 김혜정(21, 여)씨는 "중요한 선거지만 서울시람이 아니라서 관심이 덜하다"며 "고향이 전통적인 한나라당 지역인데 나경원 후보는 잘 모르겠다. 분위기는 박원순 후보가 되는 쪽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 뒤로 10여 명의 학생들이 "서울시민이 아니다", "관심이 없다"면서 기자를 지나쳤다.
어렵게 신촌역 인근에서 만난 서울시민 대학생 박종현(21, 남)씨도 선거에는 관심이 적었다.
그는 "그동안 중간고사 기간이어서 다른데 신경 쓸 시간이 없었다"라며 "후보들을 잘 몰라서 투표를 할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에게 "그래도 한 명을 찍어야 한다면 누굴 뽑겠냐"라고 물었다. 그는 "박원순"이라며 "아무래도 젊은 사람들은 박원순을 많이 지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시 대학 캠퍼스 안으로 들어왔다. 손에 나경원 후보 공보물을 든 학생이 보였다. 다가가 나 후보를 지지하냐고 물었더니 "아니요"라며 손사래를 친다.
김영현(25, 여)씨는 집 근처에서 받은 나 후보의 공보물을 보면서 학교에 도착했다. 그에게 나 후보 공약이 어떤지 물었다.
"전체적인 건 알 수 없지만 보육 정책은 좋은 것 같다. 청년 일자리나 비정규직 문제에 별다른 해결책이 없어보여 그런 점은 아쉽다. 당선이 되려면 오세훈 시장과 차별화가 돼야 하는데 그런게 잘 보이지 않는다."
김씨는 "26일 투표장에서는 박원순 후보를 찍을 것"이라며 "한나라당이 그 동안 벌인 실정을 심판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안철수 서울대 교수가 박 후보를 지지한 것과 관련해 "젊은 층의 마음을 얻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선거 지원을 하신다는데 어정쩡한 것보다는 화끈하게 밀어주시는게 박 후보와 본인을 위해서도 좋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져 길을 오가는 대학생들이 늘어났다. 하지만 길가에서 다가오는 선거 이야기는 들리지 않는다. 많은 차량이 오가는 신촌로터리에도 후보들의 현수막 하나 걸려 있지 않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담벼락에 서울시장 선거 공보가 붙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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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2신 : 낮 12시 30분 타워팰리스]"지난번 주민투표때 개봉 못해 억울하다"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도 타워팰리스의 한나라당 구하기가 이뤄질까. 지난 무상급식 주민투표에서는 도곡2동 제4투표소가 타워팰리스 A동 내 주민회의실에 마련됐고 59.6%의 기록적인 투표율이 나왔다. 이는 서울시 평균(25.7%)의 2배를 웃돈 것이다.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도 타워팰리스 A~D동 주민들은 C동 주민회의실에서 투표할 수 있다. 투표소 안내 펼침막은 타워팰리스 단지 내부가 아닌 출구 바깥으로 밀려났다. 다른 투표소는 투표소 입구에 설치됐다. 선거 벽보 역시 단지 바깥에 붙었다.
타워팰리스의 한 가정에서 가사도우미를 한다는 문숙자(가명, 59)씨는 "주민투표 당시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했다, 강북에서 출퇴근 하기 때문에 투표할 시간이 없었다"며 "타워팰리스에 사는 사람은 여유가 있고 투표소가 단지 내에 있기 때문에 투표율이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대체로 이곳 주민들은 기자의 질문에 손사래를 치고, 대답을 하지 않았다. 짤막한 인터뷰에 응한 일부 주민들은 대체로 "당연히 투표를 하고, 당연히 보수 후보를 찍겠다"고 말했다. 한 50대 주민은 "지난 주민투표 때 열심히 찍어줬는데 개봉을 못해 억울하다"며 "이번에는 (보수 쪽이)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60대 중반의 이애란(가명)씨는 "박원순 후보는 반대만 외치고 과격한 행동 일삼는 시민단체 출신으로 서울을 제대로 이끌어갈 수 없을 것이다, 안철수 교수가 박 후보를 지원한다는데 컴퓨터 전문가에 환호하는 젊은이들의 생각이 부족하다"며 "아주 맘에 드는 건 아니지만 꼼꼼히 따져보니 나경원 후보가 낫다"고 말했다.
박원순 후보에 대한 지지를 나타내는 사람도 있었다. 한 60대 주민은 "한나라당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많다, 소박한 봉하마을에 가면 가슴이 찡한데, 내곡동 사저 보면 화가 난다"며 "이곳 친구들에게 사회주의자라는 얘길 듣지만, 박원순 후보가 낫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 상암초등학교 네거리에 기호 1번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와 기호 10번 박원순 야권단일후보의 선거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권우성
[신도림역] "한나라당은 안된다" - "박원순 검증 안됐다" |
<오마이뉴스> 민심르포 취재진은 오전에 대학가, 점심시간 빌딩가, 오후에 노인정 등을 돌며 각 세대별 민심도 들어볼 예정이다. 우선 각 세대별 민심이 뒤엉키는 지하철 신도림역에서 시민들을 만나봤다.
[20대] "한나라당은 안 된다는 안철수 말에 공감"
지하철을 기다리던 대학생 김한울(21, 여)씨는 "당연히 박원순"이라며 "나경원 후보쪽에서 네거티브를 많이 했지만 그걸 있는 그대로 믿는 대학생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혹시 평소에도 진보적 성향이거나 반값등록금 집회에 나가본 경험이 있는 지 물었다. 김씨는 "반값등록금에는 관심이 있었지만 집회에는 한 번도 못 나가봤고 딱히 성향이 이렇다 할 게 없는 학생"이라고 답했다.
그는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한나라당이 이미 한물 간지 오래라고 봐도 된다"라며 "행여 그런 삶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내 주위에서는 공개적으로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사람은 없다"고 못 박았다.
김씨와 반대방향에 서 있던 대학생 박태선(26, 남)는 "한나라당은 안 된다는 안철수 교수의 말에 공감해 박원순 후보를 지지하기로 했다"며 "주변에서 나경원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냥 연예인 좋아하는 모습하고 비슷하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모두 26일 선거 당일 "투표를 꼭 하겠다"라고 답했지만 <오마이뉴스>가 만난 다른 두 명의 대학생들은 선거에 관심이 없었다. 투표 참여 여부도 불확실하다고 답했다.
[30~40대] "인물은 ㅇㅇㅇ가 낫지만... 누가 돼도 비슷할 것"
환승 통로에서 만난 직장 4년차 최아무개(33)씨는 "심정적으로는 박원순 후보에 마음이 가지만 그가 정치경험이 없고 병역문제 같은게 마음에 걸린다"라며 "결국에는 박 후보를 찍게 될 것 같지만 아직은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박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에 대해 "지난번 무상급식 주민투표에서 오세훈 시장에게 많이 실망했다. 우리 세금을 그런 식으로 쓰는 건 아니었다"라며 "며칠 안 남았지만 박 후보의 공약을 살펴보고 투표 여부를 결정하겠다"라고 말했다.
신촌 인근에서 상점을 운영한다는 40대 한 남성은 "주변에서는 박 후보도 나 후보도 아니라는 말들이 많다"라며 "아무래도 인물에서는 나경원 후보가 더 호감이지 않냐, 사실 서민들 입장에서는 누가 되어도 비슷할 것 같다"고 말했다.
[50대] "오세훈 억울하게 밀려났다... 나경원이 뒤 이어야"
신도림역에서 30여 분 동안 시민들을 만났지만 젊은 층에서 나경원 후보의 지지자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연령대가 50대로 넘어가자 대부분이 나 후보 지지자였다.
개인사업가 김태성(55, 남)씨는 "오세훈 시장이 억울하게 밀려났다. 나경원 후보가 이어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박원순 후보와 관련 "병역부터 아름다운재단의 재정까지 미심쩍은 부분이 하나 둘이 아니다"라며 "낙선운동을 하셨던 분이 정치판에 뛰어든다는 것도 우습다"라고 말했다.
박아무개(52, 남)씨도 박 후보에 부정적인 인상을 강하게 가졌다. 그는 "젊은 사람들은 잘 아는 사람일지 몰라도 나이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예전에 낙선운동할 때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라며 "아직 제기된 의혹들도 해소하지 못해 시장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신도림 앞에서 토스트 가게를 운영하는 우아무개(53, 남)씨는 박 후보의 당선을 점쳤다. 그는 "한나라당이 싫어 박 후보를 지지한다"라며 "가게에 오는 손님들이 선거 이야기를 잘 하지는 않지만 새벽에 물건을 떼러 가면 시장 상인들은 박 후보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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