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타 본 바나나보트. 무서웠지만 생각보다 재미있어요...^&^
인성수련원
수련회 장소는 전라북도 완주에 있는 청정인성수련원이었다. 수련원으로 가는 버스에 타자 나의 설렘은 배가됐다. 중학생이 되어 처음 가보는 수련회여서 설레는 마음을 진정시킬 수 없었다. 버스 안에서 우리는 노래도 부르고 게임도 하며 즐거웠다.
머리 한 편에서는 이런저런 생각이 떠올랐다. 지도자 선생님은 어떤 분일까, 훈련 내용은 무엇일까, 2박 3일 동안 친구들과 재미있게 보낼 수 있을까, 무섭지는 않을까 등등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사실 수련회는 힘든 곳이라는 선입견이 있었다. 수련회를 다녀 온 선배나 친구들 경험담도 힘들고 무서운 곳이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수련회를 처음 가는 나는 솔직히 걱정이 되기도 했다. 내 마음은 설렘 반, 걱정 반이 교차했다.
학교를 출발한 지 2시간 만에 목적지인 수련원에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리는데, 나 자신이 '조대여중 학생'이 아닌 '수련생'이 된 것 같은 느낌이 앞섰다. 뿌듯함도 느껴졌다.
하지만 설렘과 뿌듯함도 잠시. 우리는 입소식 준비를 위해 곧장 강당으로 뛰어갔다. 처음 만난 지도자 선생님의 표정이 굳어 있었다. 무서웠다. 우리는 대답을 할 때 목이 쉬도록 소리를 질러야 했다. 선생님은 우리에게 협박을 일삼았다. 극기 훈련 때 고생을 많이 시키겠다고 했고, 우리는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
그리고 "수련원에 있는 동안 휴대폰은 쓸 수 없다"며 가지고 있는 휴대폰을 전부 내놓으라고 했다. 나는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휴대폰을 앞으로 가져다 내놓았다. 간밤에 세웠던 '기막힌' 계획은 생각도 나지 않았다. 다른 친구들도 서로 달려가 휴대폰을 꺼내 놓았다. 웃음도 나지 않았다. 그것만이 방법이었고 정답이었으니까.
수련회는 생각보다 힘들지 않았다. 첫째 날은 실내 활동 중심으로 이뤄져 수월했다. 한편으로는 어느 정도 지루함과 따분함도 있었다. 우리가 지루해한다는 걸 선생님들이 아셨을까. 바로 레크리에이션 활동이 이어졌다.
지도자 선생님이 프로그램을 재미있게 진행해 주셨다. 장기자랑도 하고 재미있는 게임도 했다. 친구들의 끼와 재능을 보면서 신이 났다. 기대하지 않았던 아이들이 나와 장기를 선보일 때는 깜짝 놀랐다. 그 친구들의 자신감이 부러웠다.
방으로 돌아와선 친구들과 함께 밤늦게까지 재미있게 놀았다. 무서운 이야기도 많이 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도 많이 했다. 밤늦게까지 놀다 아침에 일어나는 건 고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