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사흘 앞둔 23일 오후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후문에서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와 지원유세에 나선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 권택기 의원이 시민들에게 10.26 서울시장 선거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유성호
정봉주, 팬사인회로 나경원 유세 김 빼기?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와 박원순 야권단일화 후보의 주말 유세전이 펼쳐지던 23일 노원구 상계동 롯데백화점 노원점 앞마당에선 오후 5시 30분 쯤 한바탕 '세대 물갈이'가 일어났다.
박 후보 지지를 호소하는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와 정봉주 전 열린우리당 의원이 지원 유세를 펼칠 때 백화점 앞에는 400여 명의 시민들이 바닥에 앉거나 서서 이 대표와 정 전 의원의 말을 경청하고 웃고 박수를 쳤다. 20·30·40대가 대부분이었다.
오후 5시 40분부터 같은 자리에서 나 후보와 홍준표 한나라당 후보의 유세가 열릴 예정이어서 정 전 의원과 이 대표의 지원 유세는 마무리 됐고, 시민들도 자리를 떴다.
나 후보와 홍 대표가 도착하기 전 이 지역 국회의원인 권영진 한나라당 의원이 마이크를 잡고 나 후보에 대한 지지 연설을 이어 나가는 동안 이 자리는 나 후보를 지지하는 시민들이 메웠다. 이 때는 40·50·60대가 대부분이었다.
박 후보와 나 후보에 대한 지지 세대 층이 다르다는 걸 한 눈에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나 후보 지지연설을 듣고 있는 무리 뒤편으로 젊은이들이 길게 줄을 서 있는 것이 보였다.
어찌된 영문인지 알아보니 이들은 '나는 꼼수다' 인터넷 방송으로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정봉주 전 의원의 사인을 받기 위해 줄을 섰다. 깔대기를 들고 온 이들도 있었고, '나는 꼼수다' 출연진이 저술한 책을 갖고 와 사인을 받는 이들도 많았다.
한쪽에선 권 의원가 나 후보 지지를 호소하면서 분위기를 띄우고 있는데 그 뒤쪽에선 정봉주 전 의원이 사인회를 열어 유세현장의 젊은이들이 쏙 빠져나간 상황이 연출된 것. 사인회가 끝나고 백화점 앞은 다시 중·노년층이 다수를 차지했다.
홍준표 '박원순 네거티브' 총정리 ...나경원 "네거티브 때문에 맘 아파"나 후보에 앞서 현장에 도착한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박원순 후보와 관련된 각종 의혹제기를 총정리하면서 네거티브 공세에 모든 것을 건 분위기의 발언들을 토해냈다.
홍 대표는 "서울시장 자리는 선출직으로서는 대통령 다음으로 중요한 자리이므로 당연히 검증을 받아야 한다"며 "도둑질을 안하고 서울시를 끌고 갈 수 있는지, 살아온 과정에는 잘못한 게 없는지, 박원순 후보는 여태까지 검증을 받은 일이 없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박 후보는 제 고향 2년 후배이지만, 검증을 해보니, 아이고 이 사람은 서울시장을 하면 안되겠더라"며 박 후보가 13세 때 이뤄진 양손입적과 병역의무 축소 의혹을 거론했다.
홍 대표는 아름다운재단이 운영하는 '아름다운 가게'와 관련 "현재도 남아 있는 자산이 400억 원에 이르고 건물을 짓는다고 40억 원짜리 땅을 샀다"며 "그게 시민단체냐 그건 재벌단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대표는 또 박 후보의 잦은 장기간의 해외여행에도 "한번 가면 1000만 원 이상 드는 해외여행을 지금껏 열 몇번 갔다 왔다"며 "일년에 한두번씩 해외여행을 다니며 수천만 원을 썼다. 딸은 유학을 보냈다. 내 고향 후배지만 '협찬인생'"이라고 비난했다.
홍 대표는 또 "(박 후보가) 선거에 나오기 전에 등산을 갔다. 코오롱에서 1000만 원 협찬을 받아 등산을 갔다고 한다"며 "당 대표인 내가 등산을 갈 때 나는 단돈 10원도 받지 않는다. (박 후보는) 나보다도 훨씬 힘이 강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나 후보도 여기서 마이크를 잡았다. 나 후보는 이 연설에서 재건축 연한 완화 공약을 다시 한번 확실히 약속했다. 특히 나 후보는 부친이 이사장을 맡고 있고 자신이 이사를 맡고 있는 재단법인 홍신학원 문제를 의식한 듯, "선거 막판에 가니 온갖 네거티브로 저를 공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 후보는 "내가 너무 마음이 아픈 것은 그 네거티브 속에 우리 가족 이야기가 있다는 것"이라며 "여러분들은 속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1신 : 23일 오후 4시 35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