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죽어가는 사진, 너무 끔찍해요~

[언론비평] 주요 신문 선정적 보도에 비난 여론 봇물

등록 2011.10.21 12:57수정 2011.10.21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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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다피의 사망 직전 끔찍한 모습을 1면에 보도하고 있는 주요 일간지들.
카다피의 사망 직전 끔찍한 모습을 1면에 보도하고 있는 주요 일간지들.오마이뉴스

21일 아침 조간신문을 받아본 독자들은 두 번 놀랐다.

첫 번째는 무려 42년간이나 철권통치를 이어온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결국 반군들에 붙잡혀 사살됐다는 소식에 놀랐고, 두 번째는 신문 1면을 핏빛으로 물들인 카다피의 사망 직전 모습에 놀랐다.

<한겨레> <경향> <조선> <중앙> <동아> 등 주요 일간지들은 21일자 신문에 카다피의 사망소식과 함께 그의 사망 직전 사진을 대서특필했다. 신문들은 이 사진이 '카다피가 자신의 고향인 시르트에서 시민군과 교전 중 머리 부분에 중상을 입고 피를 흘리는 모습을 반군 중 한 사람이 휴대폰 카메라로 촬영해 언론에 공개한 것'이라는 설명을 붙였다.

문제는 부상을 입어 머리 등 몸이 피투성이가 된 모습을 전혀 가리지 않고 그대로 노출시켰다는 것이다. 그나마 <경향> <조선>은 흑백사진이지만 <한겨레> <중앙> <동아>는 컬러사진으로 처리해 온몸이 피로 물든 카다피의 처참한 모습을 원색적으로 보여줬다.

"봉건시대 저잣거리 효수와 무엇이 다른가"

트위터와 인터넷에는 신문들의 선정적인 보도태도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봇물처럼 쏟아졌다.

트위터 아이디 @Gogh2003는 "집에 배달된 조간 1면에 실린 피투성이 된 카다피의 얼굴 사진을 보고 한국 미디어의 선정성을 개탄했다"며 "아이들까지 보는 신문에 그 끔찍한 사진을 실어야 했을까"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아니나 다를까 사무실에 배달된 FT(파이낸셜 타임스) 등 외국신문들은 환호하는 리비아 국민사진뿐... 침착하다"고 전했다.


@imsusanna도 "아침 신문들, 피투성이가 된 카다피의 사체를 꼭 그렇게 컬러 사진으로 1면에 실어야 했나?"라고 했으며 @meprism도 "(아무리) 카다피라도 이건 안된다, 봉건시대 저잣거리의 효수와 무엇이 다른가, 우린 사람이다"라고 썼다.

@so_picky so picky도 "잡스가 죽었을 때 언론은 그의 죽은 모습을 사진으로 보여주지 않는다. 시체의 사진은 사실 바람직한 정보가 아니기 때문"이라며 "그렇다면 카다피 시체를 사진으로 보여주는 것은 일종의 독재에 대한 보복인가"라고 반문했다.


@heartmuscle99은 "확실하게 그 사람임을 알리려면 사진 공개는 불가피하겠지만 보는 순간 마음이 저릿한 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 1면에 카다피의 생전 모습을, <서울>과 <세계>는 반군들이 환호하는 모습을 실었다.

 카다피의 시신 모습 대신 반군들이 환호하는 모습이나 그의 생전 사진을 게재한 외신과 <세계><한국>.
카다피의 시신 모습 대신 반군들이 환호하는 모습이나 그의 생전 사진을 게재한 외신과 <세계><한국>.

#카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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