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에서 발표한 일제고사 학년별 연도별 성취수준 비율 변화표입니다. 학생 성적표는 4등급으로 나가지만, 교과부에서 발표할 때는 3등급으로 발표합니다. 교과부는 이 표를 통해 일제고사 정책으로 급별로 계속 부진아가 줄었다는 것을 선전하고 있습니다. 특히 작년도에는 절반이나 줄었다고 홍보해서 교사들이 코웃음을 쳤습니다.
교과부
교과부가 그간 학습부진아를 줄이기 위해 해마다 정부예산을(교육청예산 빼고) 170억정도를 쓰고, 영어공교육강화가 공약사항인데 영어성적이 중요했을 거라는 생각은 든다. 그런데, 일제고사 영어 성적이 잘 나왔다고 전국 6학년의 영어 실력이 진짜로 다 향상된 것일까?
올해 6학년은 2008개정교육과정(영어시수만 1시간 늘렸음)이 적용되면서 전에 비해 쓰기가 강화되고 교육내용이 더 늘어났다. 그런데 5학년까지 7차교육과정으로 배웠기 때문에 2008개정영어를 배우기에는 102시간의 학습결손이 생겼는데, 교과부는 달랑 6시간만 보충을 했다. (
읽는 법도 안가르치고 520단어 외워라? )최종 결과가 발표되어야 알겠지만, 이런 모순된 상황 때문에 올해 영어성적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담임은 글쓰기 우수-일제고사 결과는 보통, 뭘 믿으라고?쉬운 영어와 달리 국어와 수학은 교사 평가보다 일제고사 결과가 낮게 나와 학생과 교사들이 당황하는 경우도 있다. 서울 A초 김교사는 국어 결과를 보고 깜짝 놀랐다. 평소 글도 잘 쓰고 국어 실력이 좋아서 1학기 통지표에 글쓰기가 우수하다고 써보냈는데 일제고사 성적은 보통학력으로 나온 학생이 2명이나 나왔다. 역시 글쓰기를 잘 한다고 평가했던 한 학생은 쓰기영역에서 성취율 0%가 나왔다.
수학에서는 평소 수학실력이 우수하다고 생각했던 학생들이 보통학력으로 나와 실망한 학생들이 여럿 되었다. 다른 6학년 선생님들 중에서도 이 때문에 학생이 실망했다고 한다. 과연 한 학기 넘게 학생을 여러 방면에서 관찰한 교사의 평가와 전국 학생들이 똑같은 시험을 봐서 나온 결과 중에 어느 것이 맞을까? 또 학생이나 학부모는 이렇게 상반된 결과가 나올 때 어떤 걸 믿어야 할까?
2011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표 설명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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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평가결과표에 나타난 개인의 성취도 점수를 어떻게 해석하나요? - 평가결과표에는 학생 개인의 성취수준과 성취수준 내 위치가 제시되어 있습니다. - 평가결과표에 제시된 성취도 점수 밴드(표시 막대)에는 교과별로 성취수준을 구분하는 기준점과 학생 개인이 속한 성취수준 내의 위치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 개인이 속한 성취수준 내의 위치 점(●)은 각 성취수준에서 개인이 얼마나 잘했는지, 더 높은 성취수준에 도달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해야 하는지를 알려줍니다.
2.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사용하는 '성취도 점수'는 무엇인가요? 원점수 - 정답을 맞힌 문항의 점수를 합산하여 얻은 점수 - 매년 난이도가 다른 학업성취도 평가 시험의 결과를 연도별로 직접 비교할 수 없음 성취도 점수 (척도점수) - 매년 난이도가 다른 학업성취도 평가 시험 결과를 직접 비교할 수 있도록 원점수를 통계적으로 변환한 점수(100∼300점의 범위)
- 한국교육과정평가원 9월 23일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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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수업시간에 공부하는 수준과 일제고사에서 평가하는 수준이 다르니 학생들에게 오히려 사교육을 조장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점 하나로 전국 순위 알려주마? 올해 성적표의 특징은 바로 교과별로 전국에서 나의 위치를 알려준다는 것이다. 위의 표를 보면 국어, 수학이 같은 기초학력이지만 점의 위치가 다른 것은 전국 학생들을 한 줄로 세웠을 때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이런 표기 방식은 교과부가 일제고사를 강행한 논리에 어긋난다. 교과부는 그동안 숱한 사회 논란과 교육을 파괴한다는 논란 속에서도 부진아를 찾아내서 도움을 주기 위해 보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런데 올해 성적표를 보니 학생들을 줄세우는 데 더 큰 목적이 있다는 게 드러났다.
어느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될 것을 이젠 내가 더 앞으로 나가기 위해 몇 명이나 제처야 하는지를 드러내주는 척도로 변질한 것이다. 당장 이 성적표를 받은 학생들은 경쟁을 더 시키는 것 같아 기분이 나쁘다고 하였다.
시행 초기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일제고사. 이제 부진아 구제는 빈 말이고 올해부터는 시도교육청과 학교뿐 아니라 학생들을 경쟁시키는 도구로 전락하고 말았다.
덧붙이는 글 | 일제고사로 학생들이 겪는 고통이 날로 심화되고 있습니다. 교사, 학부모가 힘을 모아 하루빨리 일제고사를 폐지하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 비슷한 기사를 교육희망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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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으로 치닫는 일제고사...줄세우기에 '급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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