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전쟁> 저자인 정우성 최정국제특허법률사무소 대표 변리사가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한 카페에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를 갖고 최근 삼성-애플 특허 소송 과장을 보도하는 국내 언론이 사실을 왜곡하고 관전자들의 감정을 격화시켰다고 지적했다.
유성호
"어떻게 이길 거냐가 아니라 어떻게 잘 마무리 하느냐가 관건이다."
애플 대 삼성전자.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하는 두 공룡끼리 '특허 전쟁'이 한창이다. 초반 분위기는 애플이 유리해 보인다. 네덜란드, 독일에 이어 호주에서 갤럭시탭10.1 등 신제품 판로가 막힌 삼성은 결국 아이폰4S 판매금지 가처분신청이란 '진검'을 빼들었다.
양사의 자존심 싸움을 부추기는 흥미 위주 보도나 특정업체에 쏠린 '편파 중계'가 많은 요즘 특허 전문가 관점에서 나름 이번 분쟁을 객관적으로 분석한 책이 바로 <특허 전쟁>(에이콘)이다. 하지만 이 책은 이번 '특허 전쟁'에서 누가 이길지는 관심이 없다. 오히려 양사가 승패를 가리기보다 협상으로 서로 '윈윈'하는 게 비즈니스 세계에서 더 현실적인 시나리오라는 것이다.
"결국 '극적 타결'로 마무리... 내년 여름 안 넘길 것"이 책을 쓴 정우성(39) 최정국제특허법률사무소 대표 변리사를 19일 오후 서울 광화문 한 카페에서 만났다. 마침 이날 스티브 잡스 추도식에서 팀 쿡 애플 CEO를 만나고 귀국한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은 "(애플에) 부품 공급은 내년까지 그대로 간다"면서 "추가 소송은 법무팀, 경영진과 논의해 필요하면 할 것이고 아니면 안 할 것"이라고 밝혀 여운을 남겼다.
정 변리사는 "팀 쿡이 초청해서 '후계자' 이재용 사장이 미국에 간 모양새가 좋다"면서 "당사자들이 자칫 감정이 격해질 수 있는데 어차피 협상을 해야 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감정을 순화시켜야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정 변리사는 특허 전문가이면서도 법 자체보다는 비즈니스 측면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이번 분쟁이 결국 협상으로 끝날 걸로 보는 것도 대법원 확정 판결까지 밀어붙일 경우 파국 외에는 양사 모두 실익이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결국 양사가 협상을 통해 매듭지을 겁니다. 시기 문제인데 소송이 최고 정점을 찍을 때 극적 타결 가능성이 높아요. 양사 비즈니스 관계를 고려하면 내년 여름을 넘기지는 않을 거예요. 애플-삼성 간에 앞으로 3~4년에 걸친 반도체 수급 계약이 걸려있고 이번 분쟁 영향이 양사 신제품에까지 미치는 것도 안 좋기 때문이죠." 정 변리사는 애플 소송 직후 삼성의 초기 대응을 싸움보다 협상을 염두에 둔 '플랜A', 최근 가처분신청 등 공격적인 맞대응이 '플랜B'라면, 결국 '우아한 악수'로 표현되는 '플랜C'에 따라 '극적 타결'로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재용 사장이 미국에 있을 때 삼성이 일본과 호주에 아이폰4S 판매금지 가처분신청을 한 것도 좋게 봐요. '플랜C' 핵심은 '극적 타결'이거든요. 애플도 큰일 날 뻔 했다, 삼성도 양보했지만 궁지 몰린 애플이 협상에 사인했다는 시나리오가 갖춰져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싸움은 장기로 갈 수밖에 없어요. 결국 어떻게 이길 거냐가 아니라 어떻게 우아하게 마무리 하느냐, 서로 기업 이미지 훼손하지 않고 '윈윈' 하느냐가 이번 소송의 관건인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