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현씨는 국내·외 경찰에서 'CCTV를 복원을 해달라'는 부탁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웃었다
김상현
- 이미지 디블러링은 어떤 기술인가?"카메라가 흔들려 뿌옇게 찍힌 사진을 복원하는 기술이다. 대개 그런 흔들림은 노출을 오래 할 때 발생할 수 있다. 이미지 디블러링을 이용해 촬영 과정에서 흔들린 사진의 정보를 수집해 원래 모습을 추정한 후 초점을 복원할 수 있다. 카메라가 흔들린 경로를 찾아내 역으로 추적하는 것이다. 다만 나뭇결처럼 세세한 것까지 복원을 기대한다면 조금 실망할 수도 있겠다."
- 어도비는 굉장히 유명한 회사다. 전 세계 PC의 90%에 그 회사의 PDF 리더(Acrobat Reader)가 깔렸을 정도니 말이다. 어떻게 인연을 만들었나?"지난 2009년 일본 요코하마서 열린 '시그래프 아시아'에 참가했을 때 인연이 시작됐다. 시그래프 아시아는 컴퓨터 그래픽 분야의 최고 학술대회다. 그곳에 논문을 발표하러 갔다가 어도비 관계자를 만났다. 어도비서 일 년여 동안 연구원으로 계셨던 이승용 지도교수의 역할이 컸다. 지도교수님 덕에 나도 어도비에서 4개월 동안 인턴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 새 기술을 곧바로 포토샵에 적용할 수 있나?"기술 개발과 포토샵 탑재 및 응용은 다르다. 응용을 위해 기술을 특정 제품에 탑재하려면 보완에 보완을 거쳐야 한다. 내 후임으로 인턴으로 어도비에서 일한 연구실 후배 조호진씨가 텍스트 복원에 관한 기술을 개발했다. 기술 탑재 작업은 어도비 내 기구에서 진행할 것이다."
- 포스텍 사상 최초로 어도비 인턴이 됐다고 들었다. 인턴 생활은 어땠나?"상당히 자유로웠고 연구에만 몰두할 수 있었다. 한 마디로 잡일이 없었다. 우리와 차원이 달랐다. 내가 인턴으로 근무한 곳은 미래 적용 기술을 연구하는 곳이었는데, 여러 나라 연구원들이 인턴으로 많이 와 있어 기술에 대해 지식을 교환할 수 있어 좋았다. 세계 최고는 역시 다르다고 생각했다. 솔직히 인턴치고는 급여도 많은 편이었다(웃음)."
- 신기술 개발로 유명인사가 됐나? 앞으로 계획은?"'시그래프 아시아 2009', '어도비 맥스 2011' 이후 이 기술에 대해 다른 나라에서 많은 관심을 보였고 외국 신문에 소개되기도 했다. 어떻게 알았는지 미국 경찰에서 나한테 연락이 와 'CCTV에 찍힌 자동차 번호를 알아내 달라'고 한 적도 있다. 그 후 한국 경찰 20~30군데에서도 같은 부탁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내 주위 사람들은 내가 무슨 일을 했는지, 또 무슨일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 사실 이게 가장 큰 사건이다.(웃음)
오는 11월 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ICCV(International Conference on Computer Vision)에 참가해 보완된 이미지 디블러링을 발표할 예정이다. 향후 진로에 대해서는 박사과정도 한 학기밖에 안 남아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어도비에서 불러주면 좋겠다. 하지만 '어도비 취업 확정'이라고 기사가 나가면 다른 데서 부르지 않을 수 있으니 그렇게는 쓰지 말아 달라.(웃음)"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경북매일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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