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재선거를 앞둔 함양군수 후보자들의 선거 운동 모습. 상단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최완식 후보, 윤학송 후보, 서춘수 후보, 정현태 후보
후보자 홈페이지 갈무리
그러나 여론조사 결과와 무관하게 군수 재선거를 보는 군민들의 마음은 복잡해 보였다. 현장에서 만난 군민들은 속마음을 꺼내놓기를 꺼려했다. 속옷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는 50대 남성의 말에는 그 의미가 담겨 있었다.
"전 현직 군수가 뇌물혐의로 구속되고, 선거법 위반으로 다시 선거를 한다는데 한마디로 쪽팔린 일 아닙니까. 보궐선거도 아니고 재선거한다는 게 지역으로는 수치입니다."그는 투표를 할 것이냐고 묻자 "관심이 없다"며 "시간되면 할 것이고 안 되면 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음에 드는 후보도 없다"고 밝힌 그는 만약 투표를 한다면 어떤 부분을 중요시하겠냐는 질문에 "예전부터도 당 보고 뽑지 않았다"며 "인물을 보고 선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함양중앙시장 앞 노상주차장의 60대 관리원은 "후보자들 모두 학벌도 있고 능력도 있고 다 비슷비슷하다"며 그렇지만 "지지하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근처에서 상점을 운영하고 있는 50대 여성은 "선거에 대해 잘 모르겠다"며 "다들 속마음을 잘 표현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취재 중 점심식사를 위해 찾은 식당 여주인은 "정당을 보지 않고, 정책과 일 잘할 수 있는지만 판단해 뽑겠다"고 했지만 "아직 누구를 찍을지는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함양읍 중심인 동문사거리에서 만난 40대 남성은 비교적 자신의 생각을 분명하게 나타냈다. 그는 "반드시 투표할 것이고 인물을 보고 찍겠다"면서 "호감 있는 후보도 있다"고 말했다. 정당에 대한 믿음보다는 인물을 지지하는 무당파라고 자신을 소개한 선거 분위기를 이렇게 전망했다.
"재선거를 치르는 것에 대해 주민들의 자존심이 상한 면이 많지만 투표율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 같습니다. 현재 구도상으로는 한나라당 후보가 앞서는 것 같고, 서춘수 후보는 도의원을 사퇴하고 나온 게 큰 장애로 작용하는 분위기지요. 윤학송 후보의 김두관 지사 비서실장 경력은 영향을 미칠 것 같지 않습니다. 나도 김두관을 찍었지만 윤학송 후보에 대한 지지는 별개의 문제라 문제라 생각합니다."20~30대, 이명박 실정에 짜증나 투표할 마음 없다40~50대와는 다르게 드물게 만난 20~30대 젊은 층은 투표할 의지가 약한 모습이었다. 대부분이 선거에 관심이 없고 투표할 지 여부를 나중에 고려해보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올해 20살이라고 밝힌 김상엽씨는 처음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이지만 투표할지는 그날 가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20대 투표율은 거의 없다고 보는 게 나을 것이라며 선거에 관심이 많지 않은 젊은 층의 분위기를 전했다.
거리에서 만난 한 20대 여성도 "투표 안 할 것 같고, 누가 나왔는지도 크게 관심 없다"며 가던 길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부산에서 살다 고향인 함양으로 돌아왔다는 30대 남성의 말에는 도시와는 다른 농촌 젊은 층의 복잡한 생각을 알 수 있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워낙 실정을 거듭하니까 짜증나고 정치에 관심 갖기가 싫어요. 인물도 없고 신뢰할 만한 분들이 없네요. 그러니 투표고 뭐고 하기가 싫은 것이지요."그는 "노무현 대통령을 좋아했다"면서도, "박근혜가 적극 나선다면 관심을 가질 생각도 있다"고 말하고, 친구들 생각도 비슷하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정치에 무관심한 것은 개선의 여지를 없애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옆에 있던 20대 여성이 답했다.
"선거에 참여하면 도시 발전이 돼야 하는데 그런 것을 전혀 못 느껴요. 길거리에 악취가 나는 것도 해결될 기미가 없고. 그리고 젊은 층의 일자리가 없어 취업문제가 중요하다 보니 다른 데 관심 갖고 싶지가 않아요."그나마 투표에 참여할 생각이 있다고 밝힌 젊은 층은 아이와 함께 길을 가던 30대 여성 한 명 정도였다. 그는 후보자들에 대해 알고 있다면서 선거 구도에 대해 한나라당 최완식 후보와 무소속 윤학송 후보의 경쟁이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부동층 많아 아직은 누구도 장담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