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위원회앞에서 투기자본감시센터, 금융소비자협회,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참여한 <금융수탈 1%에 저항하는 99%>가 주최한 '여의도를 점령하라!' 집회가 열리고 있다.
권우성
"We are the 99%! Occupy Everywhere!"금융자본의 탐욕과 사회양극화를 비판하며 미국에서 촉발된 '월스트리트 점령(Occupy Wall street)' 시위가 한 달째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15일 전 세계 1500개여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Occupy Together' 시위가 열렸다. 한국에서는 오후 2시께 여의도 금융위원회 앞에서 '여의도를 점령하라' 시위가 폭우 속에서 진행되었다.
이날 '점령시위'에는 금융소비자협회, 금융소비자권리찾기연석회의, 투기자본감시센터, 참여연대 등과 같은 시민사회단체 뿐만 아니라 부산 저축은행·KIKO(키코) 사태 피해자, 론스타 '먹튀' 저지를 위해 싸우고 있는 외환은행 노조, 상하이 자동차 인수와 함께 대량 정리해고 당한 쌍용자동차 노조 등 연인원 총 400명(주최 측 추산, 경찰추산 200명)이 손팻말을 들고 참석했다. 이들은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그동안 금융자본을 제대로 관리, 감독하지 못하고 금융자본의 이익만 대변해왔다"고 성토했다.
장화식 투기자본감시센터 정책위원장은 "1%를 위해 99%의 사람들의 소득을 강탈하는 것이 금융자본주의 시스템"이라면서 "오늘, 99%가 모여서 우리가 세상의 중심임을 외치자"고 강조했다.
참가자들은 영화 <스크림>에 나오는 가면을 쓰거나, 영화 <브이 포 벤데타>에 등장하는 '브이'로 변신했다. 외국인들 역시 '국제 전 변화를 위해 뭉칩시다!'라고 한국어로 쓴 펼침막을 들었다.
이날 KT 새노조는 상복을 입고 집회에 나타났다. 이해관 KT 새노조 위원장은 "KT가 국민기업인 줄 아시는데 해외자본 지분이 40%가 넘는, 이미 해외투기자본에 넘어간 회사"라면서 "2009년 대규모 구조조정 이후 금년에만 직원 14명이 죽어가는 동안 해외주주들은 수천억 원의 배당금을 가져갔다"고 개탄했다. 이 위원장은 "전기 일을 하던 한 직원은 구조조정 이후 두 명이 하던 일을 혼자 하다 쓰러져 5시간 만에 시신으로 발견됐다"면서 "정말 돈이 사람을 잡아먹는다"고 한숨을 쉬었다.
김옥주 부산저축은행 피해자 비대위원장은 "왜 정부는 2008년부터 저축은행이 부실하다는 것을 알았으면서도 예금인출을 못하게 했나. 금융위원회 수장인 김석동 위원장 말만 믿고 (돈을) 안 찾았는데 정부가 서민들에게 악랄한 사기를 쳤다"면서 "그래놓고서는 정부 고위 공직자와 국회의원, 저축은행 대주주, 임원들은 다 같이 한통속이 돼서 저축은행 피해자들의 돈을 불법 인출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