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 야권단일후보가 15일 오전 서울 관악산 등산로 입구에서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김희철 민주당 의원, 유기홍 전 민주당 의원과 함께 '기호 10번'을 알리는 퍼포먼스 중이다.
이경태
관악산에 '무지개'가 떴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박원순 서울시장 야권단일후보를 응원하기 위해 15일 오전 서울 관악산 등산로 입구에서 민주당·민주노동당·국민참여당이 뭉친 것이다.
내년 총선 관악을 출마를 앞두고 경쟁 중인 김희철 민주당 의원과 이정희 민노당 대표가 한 자리에서 박 후보와 함께 양 손을 펼쳐 기호 10번을 알렸다. 유기홍 전 민주당 의원(관악갑 지역위원장)과 윤지민 국민참여당 관악 지역위원장도 함께 했다.
연두색 스카프를 목에 두른 민주당 자원봉사자들과 민노당·참여당 점퍼를 입은 이들이 함께 어우러졌다. 민노당 선거운동원들이 만든 "삽질은 좋아, 복지는 좋아, 원순씨도 좋아" 구호가 경쾌하게 울려퍼졌다.
"대변인이 토해내는 거친 말로 후보를 평가할 수는 없다"박 후보는 이날 김 의원과 이 대표와 함께 관악산 등산로 초입까지 올라가 시민들과 반갑게 인사했다. 박 후보는 시민들에게 "등산 좋아하시냐", "안녕하세요, 박원순입니다" 인사를 건넸다.
김 의원과 유 전 의원은 관악구의 민원 등을 박 후보에게 조곤조곤 설명해나갔다. 사흘 연속 박 후보와 함께 유세를 다닌 이 대표는 먼저 시민들에게 다가가 박 후보와의 악수를 권했다. "시민이 만든 야권단일후보입니다"라는 설명도 빼놓지 않았다. 이 대표는 기자들에게 "시민이 만들어낸 단일후보가 폭발력을 발휘하는 것을 거리에서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와 손을 맞잡은 이들은 "꼭 승리하십시오", "성공하세요", "존경합니다", "화이팅 하세요"라고 힘차게 격려했다. 한 시민은 "박 후보가 시청에 '시민이 바라는 것'을 가져가고 싶다고 한 얘기를 TV에서 봤다"며 "시민들의 마음을 잘 알고 계시니깐 시장 일도 잘 하시리라 생각한다"고 격려했다.
박 후보는 등산길에서 노인학대예방 캠페인을 진행 중인 서울시남부 노인보호전문기관 관계자·봉사자들에겐 직접 다가가 "동지들을 여기서 본다"며 "정말 좋은 일을 하신다"고 격려하기도 했다.
박 후보는 관악산 입구 매표소를 리모델링한 '관악산 시(詩) 도서관'에 들렀다가 '운명'을 발견하기도 했다. 명사들이 기증한 도서 목록 가운데 박 후보가 기증한 저서 <올리버는 어떻게 세상을 요리할까>가 열번째 목록인 것을 발견한 것. 박 후보는 "영국의 사회적 기업에 관해서 쓴 책"이라며 "10번째로 기증된 것 일부러 한 게 아니죠, 이건 뭔가 운명이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날 야3당 합동유세에 대해 "무지개 연합이다, 서로 당이 다른데도 당리당략에 관계없이 함께 하는 모습은 한나라당이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일"이라며 "이것이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통합과 변화의 상징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자신의 백두대간 종주 경험을 얘기하며 "산의 기운을 받았기 때문에 우리 사회와 시대에 봉사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인자(仁者)가 요산(樂山)이라고 하지 않던가, 산이 정치인으로 거듭나게 해준 것 같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네거티브 공세로 자신의 지지율이 주춤하는 것에 대해선 "현장을 보셔서 아시겠지만 시민들은 저에게 직접 다가오셔서 격려해주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박 후보는 "대변인이 토해내는 거친 말로 (평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사람의 갈망과 삶 속의 요구를 현장에서 받아 안고 고민해야 새로운 정치가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한편, 박 후보는 이날 관악산 등산길 유세를 시작으로, 주말 민심 잡기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무지개 유세'도 계속될 예정이다. 박 후보는 이날 오후 1시 본선 진출을 놓고 겨뤘던 최규엽 민노당 새세상연구소장와 함께 서울시 투자기관 노동조합 간담회를 진행하고, 노회찬 전 진보신당 대표와 함께 서울메트로 노사한마음 체육대회에 방문한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와는 이날 오후 강남역에서 거리인사를 나눌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