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빈관 내부화려한 샹들리에
이희동
그러나 그렇게 마냥 감탄만 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언제 누가 들이닥쳐 쫓아낼지 모르니 서둘러 건물 밑의 탱크와 지하통로를 찾아야 했다. 우리는 다시 집 안을 구석구석 샅샅이 뒤졌고 드디어 지하로 통하는 듯한 문을 찾아내었다.
왠지 음산한 기운이 뿜어져 나오는 듯한 문. 그러나 역시 무슨 비밀을 품고 있는지 유독 그 문만은 굳게 잠겨 있었고 우리는 거기에서 탐험을 끝내야 했다. 탱크나 지하통로는 끝내 확인하지 못한 채 그렇게 다음 기회를 볼 수밖에 없었다. 이곳이 좀 더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게 된다면 누군가가 그 미스터리를 풀게 되겠지.
내곡동에 자리 잡으려는 MB 사저내가 위의 7년 전 기억을 다시 떠올린 건 최근 불거진 내곡동의 MB 사저 논란 때문이었다. MB의 사저가 세종연구소와 가까운 내곡동에 지어진다는 것이었다. 왜 MB는 하필 내곡동에다가 사저를 짓고자 했을까? 그나마 서울에 얼마남지 않은 맑은 공기를 마시고 싶었을까? 아님 퇴임 후 조용한 생활을 하고 싶었을까?
물론 현재 많은 이들은 그 이유를 경제적인 이유, 즉 투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MB의 형 이상득 의원이 그 지역에 땅을 사놓고, MB가 서울시장 시절 때 내곡동 일부를 그린벨트 해제 하는 등 이 모든 것이 그 일환이라고 보는 것이다. 국가의 세금을 이용하여 사저를 사들이고, 이후 시세 차익을 노리는 전형적인 투기의 정석.
그러나 이에 대해 '시세 상승, 보안 우려로 아들 명의 상속'이라는 청와대의 해명을 본 뒤 난 다른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청와대의 해명대로 MB가 보안을 문제삼아 하필 내곡동에 사저부지를 마련했을 지도 모른다는 어처구니 없는 생각을 한 것이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전두환과 마찬가지로 MB 역시 퇴임 후 몰려들 시위대를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전직 대통령을 자살로까지 몰아갔는데 과연 MB는 퇴임 후 조용하게 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