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미국은 한국의 성취 자랑스럽게 여길 것"

미국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한국 발전에 대한 미국 공로 거듭 치하

등록 2011.10.14 08:46수정 2011.10.14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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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대통령과 오바마 미 대통령이 12일 오후(현지시간)미 워싱턴 버지니아 타이슨즈 코너에 있는 한식당 우래옥에서 얘기를 나누며 만찬을 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과 오바마 미 대통령이 12일 오후(현지시간)미 워싱턴 버지니아 타이슨즈 코너에 있는 한식당 우래옥에서 얘기를 나누며 만찬을 하고 있다. 청와대
이명박 대통령과 오바마 미 대통령이 12일 오후(현지시간)미 워싱턴 버지니아 타이슨즈 코너에 있는 한식당 우래옥에서 얘기를 나누며 만찬을 하고 있다. ⓒ 청와대

이명박 대통령은 14일(미국 현지시각 13일) 한·미 FTA 비준안의 미국 의회 비준에 감사를 표시하면서 한미 동맹을 정치·군사동맹에 경제동맹을 더한 다원적 동맹으로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 현지시각 13일 오후 4시 미국 워싱턴 하원 본회의장에서 열린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한국어로 한 연설에서 "KOR·US(한·미) FTA를 상·하원 의회 지도부의 각별한 노력과 의원 여러분의 전폭적인 지지로 전례없이 신속하게 통과시켜 준 것을 높이 평가하고 경의를 표한다"고 감사를 표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60여 년의 한·미 동반자 관계를 나타내는 한국어 표현이 있다. 바로 '같이 갑시다', 영어로 하면 'We go together'가 될 것"이라며 "우리는 60년을 함께해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과 한국의 공감대를 언급하면서 "나는 개인적으로 프라이드 치킨도 좋아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의 개척정신은 미국을 넘어 세계 평화와 인류 번영을 이끄는 강력한 동력이자 위대한 영감이었다"고 극찬한 이 대통령은 한국의 발전상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가난했던 나라가 풍요로운 나라가 되었고, 독재에서 벗어나 완전한 민주주의 국가로 탈바꿈했다. '은둔의 나라'는 '성숙한 세계국가'로 거듭났다"며 "한국의 이야기는 바로 여러분의 이야기이기도 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어려운 환경에서 태어난 자신이 역경을 극복하고 성공의 길을 걸어온 것과 한국의 발전상을 함께 제시한 이 대통령은 "한국이 이렇게 성장하는 데 미국의 도움과 방위공약은 큰 힘이 되었다. 그렇기에 나는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도 한국의 성취를 자랑스럽게 여기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미FTA로 인한 혜택은 미국의 기존 FTA 모두 합친 것보다 커"

 

이 대통령은 "1953년 한미 상호방위조약이 통과된 바로 이 자리에서, 2011년 한미자유무역협정도 비준됨으로써 한미관계의 새로운 장이 열렸다. 이로써 한미관계는 한 단계 높은 차원으로 발전하게 되었다"며 "한·미 FTA는 양국 모두 윈윈하는 역사적 성과"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한미 FTA를 통해 두 나라는 모두 미래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향한 중요한 진전을 이뤘다. 이는 우리 양국의 기업인뿐만 아니라 노동자와 소규모 상인, 그리고 창조적 혁신을 꿈꾸는 모든 이들의 승리"라고 치하하면서 "한·미 FTA 체결로 인해 미국이 얻게 될 경제적 혜택은 최근 미국이 체결한 9개 무역협정의 효과를 모두 합친 것보다 더 크다고 한다"고 강조했다.

 

또 자신이 서울시장 시절 청계천을 복원한 일을 거론한 이 대통령은 한국과 미국이 에너지 효율, 전력기술 분야 등 미래 기술에 대한 공동 투자와 협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미 상호방위조약을 '피로써 맺어진 동맹'이라고 표현한 이 대통령은 "자유를 수호해 나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아무런 대가나 위험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라며 "지금까지 미국이 항상 우리와 함께해준 데 대해 나는 대한민국 국민들을 대신하여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이 "또한 2만8500명 주한 미군의 헌신에도 감사드린다"며 "한국의 자유수호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여러분의 아버지와 할아버지 세대의 신의를 지켜나가고 있는 데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고 거듭 사의를 표하자 회의장에 있던 의원들과 방청객들은 모두 일어나 한동안 기립박수를 쳤다. 이 대통령은 "땡큐"로 화답했다.

 

이 대통령이 다시 한번 "특히 이 자리에는 한국전 참전용사들이 함께하고 계신다"며 손가락으로 의석을 지목하면서 "존 코니어스 의원, 찰스 랭글 의원, 샘 존슨 의원, 하워드 코블 의원께 각별한 사의를 표한다"고 말하자 이번에는 의원들이 일어나 이들 의원들을 향해 박수를 쳤다. 이 대통령은 한국전 참전 의원들을 향해 "You are still young, look like a young boy"라고 농담하기도 했다.

 

"6자회담 유용, 그러나 원칙적 대북접근만이 북핵 문제 해결"

 

6·25 전쟁 중 누나와 동생이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을 언급한 이 대통령은 "내 눈 앞에서 쓰러진 그들을 나는 결코 잊을 수 없다"며 "많은 한국 사람들이 이러한 전쟁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 나는 한반도의 분단을 결코 영구적인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먼저 한반도에 평화의 기반을 세워나가야 한다"고 말한 이 대통령은 "이를 위해선 우선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표가 달성돼야 한다. 바로 이것이 우리가 북한으로 하여금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하도록 해야 하는 이유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원들과 청중들의 기립박수를 받은 이 대통령은 "한국과 미국은 향후 대응에 있어 매우 분명하고도 일치된 입장을 갖고 있다. 우리는 6자회담이 북핵문제의 진전을 이루는데 있어 유용한 수단이라는 점에 동의한다. 또한 북한과 대화를 해 나가야 한다는 데 대해서도 공감한다"면서도 "하지만 철저하게 현실적인 인식의 기초 하에 원칙에 입각한 대북 접근을 일관되게 유지해 나가는 길만이 북한 핵문제를 궁극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북한의 발전은 대한민국과 미국 모두 바라는 바이지만 이는 무엇보다도 평화를 유지하고 도발하지 않겠다는 북한 스스로의 결단과 의지에 달려있다"며 "우리는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하도록 국제사회와 함께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20세기와 마찬가지로 21세기에도 미국의 지도력은 동북아시아는 물론,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해 여전히 중요하다"며 "한·미 자유무역협정도 이러한 측면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한미 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해서는 경제적인 기회의 창이 계속 열려있어야 하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도 한미 동맹은 계속 성장하고 진화해 나갈 것이다. 그리고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6·25 참전 공로 거듭 치하, "같이 갑시다" 연설 도중 박수 43번

 

이 대통령은 미국 젋은이들이 6·25에 참전해 한국인들과 함께 싸웠던 일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면서 "비록 혹독한 겨울 험악한 산중에서의 전투는 아닐지라도 보다 평화롭고 번영하는 세계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실로 중요한 임무를 부여받고 있다. 21세기 세계의 의무와 운명이 다시 한 번 우리를 부르고 있다"며 "과거에 항상 그래 왔듯이 도전에 맞서 함께 나갑시다. 같이 갑시다. 함께 전진해 나갑시다"라고 제안했다.

 

이어 "God bless you, God bless America. 감사합니다"라면서 연설을 마무리한 이 대통령은 다시 한번 기립박수를 받았고, 의석 쪽으로 퇴장하면서 미국 의회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하면서 인사했다.

 

이날 이 대통령의 연설 내용이 한국 발전의 공로를 미국과의 군사동맹의 역할에 돌렸고, 특히 6·25참전 공로를 높이 평가하는 내용이 반복해서 나온 탓인지 미 의회 의원들의 호응은 높았다. 이날 이 대통령이 입장하고 퇴장할 때를 제외하고 연설 중간 중간 터져나온 박수는 43번이었고 기립박수는 3번이었다. 의원들은 퇴장하는 이 대통령에게 반갑게 인사했고 이 대통령의 사인을 받는 것으로 보이는 의원도 있었다.

 

이명박 대통령의 이번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은 우리나라 대통령으로서는 이승만(1954년), 노태우(1989년), 김영삼(1995년), 김대중(1998년) 대통령에 이은 5번째다. 

2011.10.14 08:46ⓒ 2011 OhmyNews
#이명박 #상하원합동연설 #한미F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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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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