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씨와 대통령실이 공동으로 구입한 서울 서초구 내곡동 20-17번지 일대 저택의 입구. 청와대는 이명박 대통령이 퇴임 후 거주할 사저를 위해 매입했다고 밝혔다.
권우성
대한민국은 현재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 열풍이다. 엄밀하게 말하면 '가카'로 대표되는 현 정권의 비도덕성이 화제다. 가카는 그러실 분이 아니라는 말로 마무리되는 현 정권과 그를 둘러싼 비리는 그들의 표현대로 소설이라는 표현이 걸맞을 정도이다.
현재 세계는 금융위기 이후 지금까지 세계를 지배해 왔던 신자유주의가 더 이상은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아니 지속해서는 안 된다는 99%의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세계를 지배해왔던 달러 체계는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으며 자본주의의 미래라는 평가를 받아왔던 유럽의 유로 체계는 끝날지도 모른다고 자조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이러한 상황을 비켜가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신자유주의 처방을 지나치게 충실하게 실천해온 나머지 양극화, 불평등, 사회불안정이 확대되는 속도가 매우 빠르다.
상상을 초월하는 '가카'의 부도덕함88만원 세대로 대표되는 청년층의 실업문제가 심각함에도 어떻게든 대학에 보내야 하는 부모는 등록금 때문에 고통 받고 사회안전망이 취약한 상황에서 기본적인 생계유지도 못하고 자살을 선택하는 노인층이 늘고 있다. 세계 1위라는 저출산율은 수조 원에 달하는 저출산예산을 쏟아 부어도 꼼짝도 하지 않는다. 미래가 불안정하고 현재의 삶이 고달픈 젊은이들이 출산파업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나꼼수>에 대한 열광은 이러한 현실에 기초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차이점은 그 분노가 금융, 기업 등 자본이 아닌 현 정권과 그를 지지하는 보수세력을 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현 정권으로 대표되는 우리나라 보수층이 지나치게 한심하기 때문이다. 외국의 보수층 역시 자신의 이해를 관철시키기 위해 노력하지만 정치 영역에서는 국가의 이익과 질서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보수층은 자신의 재산을 지키는데 모든 노력을 경주한다. '전지적 가카시점'이라고 농담처럼 표현되는 현 정권의 행태는 국익, 보수 정당의 유지, 기본적 도덕성마저도 자산축적을 위해 내던지고 있다.
대표적 사건이 이번에 발생한 대통령 아들의 땅문제이다. 상식적이지 않은 일이 계속 발생하면서 상당히 무뎌진 국민 정서에도 매우 충격적인 사건이다. 석연치 않은 과정을 통해 아들에게 불법적으로 증여를 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국가 예산을 아들의 재산증식에 사용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상당히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곳곳에 보인다. 시장 재직시절 그린벨트를 해제했고 아들 소유 부지는 싸게, 국가 소유 부지는 비싸게 매입했다.
상식적 차원에서 국가 수장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이런 일이 너무나 공공연이 진행되는 데도 청와대와 집권여당에서는 정치적 의도로 문제삼는다며 명의만 이전하면 된다고 하고 있다. 조중동과 공중파에서는 거의 다루지 않으며 대통령은 미국에 가서 한국은 시끄러운 사회라고 이야기한다.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는 이야기에 국민들은 기가 막힐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적 분노가 현 정부를 향하는 것은 당연하다. 주류 언론에서 거의 다루어지지 않는 진실을 유쾌하게 까(!)대는 4명의 수다는 잘못되어 가고 있는 현실에 대한 관점을 세우게 해주며 우리가 깨달아가면 세상을 바꿀 수도 있다는 자신감으로 이어진다. 서울시장 단일화과정에서 보여줬던 서울시민의 적극적 참여는 김어준 총수의 책이름 "닥치고 정치!"의 현실적 표현이다. 국민들은 투표로 현 정권을 심판할 것을 다짐하고 있으며 정치의 중요성을 깨달아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