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2011년 10월10일 3면
한국일보
MB사저와 관련한 논란이 이번에 처음 제기된 의혹은 아닙니다. 이미 작년에 이 대통령 사저 경호시설용 부지매입비로 40억 원의 예산을 배정할 때부터 논란이 됐던 사안입니다.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조금만 관심을 갖고 이 사안을 들여다 봤다면 충분히 의혹을 제기할 수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백번을 양보해서 <시사저널>과 <시사IN>에 단독보도를 빼앗겼다고 하죠. 그러면 후속보도라도 잘 해야 하는 것이 상식적인 행동일 겁니다. 석연찮은 의혹이 많기 때문입니다. ▲ 청와대가 경호시설 부지 매입 예산 40억 원을 전용하면서 국회에 신고하지 않은 점 ▲ 이명박 대통령 아들 이시형(34)씨의 매입자금의 구체적 출처 ▲ 사저 부지를 시세인 평당 1300만~1500만 원의 절반 수준으로 구입할 수 있었던 이유 등등 취재할 거리가 많습니다.
비교할 대상도 많죠. 노무현 전 대통령 봉하마을 사저와 관련해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한 '아방궁' 발언도 있고,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가 한나라당 대변인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와 관련해 남긴 각종 어록도 있습니다. 노 전 대통령 봉하마을 사저를 '아방궁'이라고 비난했던 한나라당이 지금 이명박 대통령 사저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지, 이런 것들도 충분히 비판적으로 접근할 수가 있습니다.
한국 정치부 기자들의 '취재관행'과 방식, 이대로는 곤란하다한마디로 청와대-국회-정치부 출입기자들이 '공동작전'을 펴면 충분히 의미 있는 기사가 나올 수 있다는 얘기죠. 하지만 한국의 정치부 기자들, 이른바 조중동과 방송 3사에 소속된 자칭 '주류 언론인'들은 이런 보도를 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