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가 사형 당한 여순감옥에서안중근 의사가 사형장으로 가면서 마지막으로 사진을 찍었던 장소에서 기념촬영을 한 이주한 연구위원(2006년 겨울).
권태균
- 조선시대 노론과 한국 주류역사학계를 연결하는 숨은 고리가 바로 친일파, 친일사학자란 말인가?
"바로 그 점이 주류 사학계의 아킬레스건이다. 얼마 전 연세대 교수직을 정년퇴임하면서 서울대 국사학과의 식민지성을 비판했던 김용섭 선생은 회고록 <역사의 오솔길을 가면서>(지식산업사, 2011년)를 통해 식민주의 역사학을 청산하지 못한 한국 주류사학계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김용섭 교수 회고록을 보면 '6·25전쟁 이래로 남에서 제기되는 통사의 편찬 문제는, 아직은 깊은 연구에 기초한 식민주의 역사학의 청산 없이, 우선은 기성의 일제하 세대 역사학자들에게 일임되는 수밖에 없었다. 그 기성학자들은 일제하 일본인 학자들에게서 역사학을 배우고, 그들과 더불어 학문 활동을 같이해 온, 이른바 실증주의 역사학 계열의 학자들이 중심이었다'는 증언이 있다."
-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이런 사실을 역사 연구자들은 다 알고 있나?"이는 역사학자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김용섭 교수는 한 일간지 인터뷰를 통해 식민사학을 비판하는 민족주의 성향 때문에 서울대 교수 재직 시 왕따를 당했다는 어처구니없는 경험을 고백하기도 했다. 주류역사학계가 노론 후예로서 식민사관을 확대재생산해온 생생한 증언과 증거가 속속들이 밝혀지고 있어서 다행이고 무척 고무적이다. <역사의 오솔길을 가면서>를 읽으면서 새삼 충격을 받고 전율했다. 김용섭 선생에게 존경심을 표한다. 말이 쉽지 실천은 간단치 않다."
- 일반적으로 역사학자들은 진보적인 경향으로 알려져 있다. 교과서가 너무 좌편향으로 쓰였다고 보수단체나 뉴라이트 계열에서 문제 제기하는 경우도 많지 않나?"한국사는 한마디로 누더기라고 보면 된다. 일제가 조선사를 날조할 때 가장 심혈을 기울인 분야는 고대사였다. 조선의 뿌리, 조선의 정체성을 근원에서 뒤집는 침략주의 정책으로 일제는 조선사를 다뤘다. 일제가 왜 조선사를 연구하고 그 결과를 정설로 만들겠나?"
- 근현대사는 진보이면서, 고대사는 식민사관일 수 있다는 말인가?"그렇다. 소위 진보를 자처하는 이들 중에 비틀어진 한국고대사의 원형을 밝히려는 노력을 국수주의로 매도하는 경우가 많다. 고대사에 대해 식민사관의 텍스트만을 인정한다. 주류역사학계는 새로운 팩트가 발견되면 무시하거나 팩트 자체를 자의적으로 조작하는데도 말이다. 민초를 고통으로 내몬 노론을 긍정적으로 보면서 민주주의의 가치를 말하는 것도 모순이다. 이런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다음 책에서 이 부분을 상세하게 다룰 계획이다."
- <노론 300년 권력의 비밀>의 부제들을 보면 '정별설, 노론 수호의 총대를 메다' '안대희의 정조 독살설 비판' '오향녕의 극우 파시즘' '노론사관의 적통 유봉학' 등 실명을 거론하며 비판했다. 명예훼손의 소지는 없나?"나는 있는 것을 있다 하고 없는 것을 없다 해서 걸릴 것이 없다. 출판사에서 법률적 검토를 거친 것으로 알고 있다."
- 현직 대학교수를 극우 파시즘이라는 원색적 용어를 사용해 비판했는데 너무 심한 독설 아닌가? 왜 극우파시즘이라고 말하는가?"단지 정치권력 문제만으로 한정해서 쓴 개념은 아니다. 노론의 가치는 조선후기에서 일제강점기, 해방을 거치며 극우파시즘으로 연결된다. 나와 다른 견해, 다양한 상대적 가치를 인정하지 못하고 획일적인 정설로 상대를 지배하려 한다. 강한 권력 독점과 지배욕, 통제욕, 대중 위에 군림하는 엘리트주의를 극우파시즘이라 표현했다. 노론이즘은 한국판 메카시즘이고 극우파시즘과 맥을 같이 한다."
노론에서 친일파, 다시 뉴라이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