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어대상 어종과 상관없이 복어가 올라오기도 한다.
박병춘
먹물에 당하지 않으려면 요령이 필요하다. 먹물을 전혀 쏘지 않는 갑오징어는 잽싸게 어망에 담으면 안전하고, 먹물을 쏘는 갑오징어는 수면에서 충분히 먹물을 뿜어낼 때까지 기다렸다가 어느 정도 쐈다 싶으면 등 쪽이 보이도록 낚아 올려 어망에 담는다. 1회용 비옷을 입고 낚시질을 하는 분들은 대부분 초보자다. 요령을 익히면 먹물에 낭패를 보는 일이 거의 없다.
주꾸미와 갑오징어 낚시는 다른 어종 낚시에 비해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 일반 낚시는 입질 신호가 있을 때 챔질을 하지만, 주꾸미와 갑오징어 낚시는 입질 신호가 전혀 없이 무게감으로 낚아야 하기에 초보자의 경우 어획량에 현격히 적을 수 있다. 주꾸미와 갑오징어는 새우 모양으로 생긴 '에기'라고 하는 미끼를 덥썩 물고 올라타는데, 그 순간 무게감이 느껴진다. 이 무게감이 손에 익지 않으면 조과를 기대할 수 없다.
선장을 포함해 일행 다섯은 미리 준비한 촘촘하고 기다란 어망을 보트에 매단다. 그리고 연신 잡아올린다. 갑오징어는 주꾸미 열 마리와도 안 바꾼다. 이제 제법 씨알이 굵어져 등판이 손등 만하다. 주꾸미가 올라오면 즐거운 비탄이지만 갑오징어가 올라오면 즐거운 탄성이 터진다. "에이! 주꾸미네!"와 "오케이! 갑이다, 갑!" 이 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