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 왕송호수, 수질 개선이냐 관광지 개발이냐

의왕시-농어촌공사 습지조성 수질개선 협약... 관광 레일바이크 설치 갈등

등록 2011.10.02 14:55수정 2011.10.02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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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송호수 습지 조성 계획도 ⓒ 의왕시청


경기 의왕시와 한국농어촌공사 화성수원지사가 최근 왕송호수의 수질개선을 위한 '왕송호수 습지조성에 관한 위·수탁협약'을 체결하고 양 기관이 공동 협력키로 했으나 레일바이크 설치 등 관광지 개발에 따른 환경훼손과 반발이 이어져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왕송호수는 의왕시 초평동·월암동 일대 34만평 규모로 지난 40여 년간 그린벨트에 묶인 탓에 천혜의 자연조건을 간직하고 있다. 이곳은 습지식물과 천연기념물인 청둥오리와 해오라기, 원앙 등 130여 종의 철새도래지역으로 주변 자연학습공원을 비롯 철도박물관 등이 위치해 어린이 학습교육의 장이기도 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자정능력을 상실하여 해마다 녹조 발생으로 악취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양 기관은 협약서를 통해 시는 사업예산의 확보지원, 사업계획 검토 및 확정 등 사업의 시행자로서의 권리를, 한국농어촌공사는 사업 계획수립, 계·공사발주 및 공사감독 등 사업 시행주로 의무를 역할분담하여 왕송호수 수질개선에 박차를 가하기로 체결했다.

이와관련 농어촌공사는 수질개선을 위해 10월부터 왕송호수 습지조성을 위한 실시설계에 착수할 예정으로, 습지는 왕송호수 유입부 3만3000㎡에 조성하여 수변경관조성 및 수질정화 학습체험장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또 의왕시는 왕송호수 수질개선을 위한 사업비 21억 확보를 위하여 환경부에 국비를 신청해 놓은 상태이며, 내년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공사를 발주할 예정이다.

특히 지난 2009년 9월 30일 부곡지역의 삼동, 이동, 월암동, 초평동 지역이 수질오염 총량제'를 대상지역으로 지정(환경부고시 제2009-246호)돼 환경기반시설 설치 시 국비 우선지원 원칙에 따라 중앙정부의 사업비지원이 용이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앞서 의왕시는 지난 4월부터 11월까지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서 수질 및 녹조분석 DB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또 지난 6월 경기개발원에서 왕송호수질개선 종합개선방안용역을 완료하였고, 8월에는 백운호수와 왕송호수에 부유쓰레기 방지망을 설치했다.


의왕시 관계자는 "왕송호수 수질개선사업으로 수질이 획기적으로 개선되면 왕송호수는 악취가 사라지고 어족자원이 한층 풍부해져 좋은 조건의 철새 서식처로 자리 잡아 수도권 최고의 명품호수로 다시 태어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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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왕 왕송호수 레일바이크 노선 계획도 ⓒ 최병렬


환경단체, 생태공원 먼저 조성하고 레일바이크 설치 검토해야


하지만 의왕시가 왕송호수 주변에 레일바이크를 설치하는 등 사실상 관광지로 변화를 꾀하자 시민환경단체들이 백지화를 요구하는 등 거세게 반발하며 갈등을 빚고 있다.

왕송호수 레일바이크사업은 의왕철도특구 사업의 일환으로 오는 2013년까지 민자 등 276억 원을 들여 길이 6.56㎞의 레일을 설치해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계획으로 시는 80만~90만 명의 관광객이 찾아 10년 이내에 손익분기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중앙도시계획위원회가 왕송호수를 횡단하는 노선이 환경을 훼손한다며 재검토 판정을 내려 의왕시로 되돌려 보냈다. 이에 의왕시가 레일바이크 노선을 수원시 관할인 제방을 통과하는 쪽으로 변경하려 하자 수원시는 "오염부하량이 늘어난다"며 사실상 거부했다.

안양군포의왕환경운동 안명균 사무국장은 "시의 계획처럼 명품호수로 개발하려면 생태공원으로 조성해야 마땅한다. 그러나 레일바이크 사업은 철새를 내몰고 환경피해도 우려된다"며 "시가 먼저 생태공원과 철도특구사업을 추진하고 이후 논의를 해도 늦지않다"며 "습지조성도 철새가 살기에 마땅한지 생태계 기준 원칙에 맞게 추진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새 전문가인 윤무부 박사도 지난달 29일 '아름다운 왕송호수, 레일바이크와 철새'를 주제로 의왕아름채노인복지관에서 열린 초청강연에서 "인공구조물이 생기면 당연히 철새는 떠날 수밖에 없으며, 용역을 수행할 때 현장 전문가 대신 이론가들이 결론을 내려 오류를 범하는 경우도 있다"고 꼬집고 "지자체가 추후 책임지지 못할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의왕시는 레일바이크 사업을 강행한다는 방침으로 수원시 구간인 제방 3m 안쪽으로 노선을 수정하는 등 수정계획안을 마련해 다시 심의를 받고, 또 환경단체 의견도 조류생태 연구용역에 반영해 추진한다는 계획이나 시민환경단체와의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의왕 #왕송호수 #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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