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교방진춤통영교방진춤은 통영교방의 기녀출신인 이국희씨로부터 배운 춤을 바탕으로 엄옥자씨가 우아한 자태와 섬세하고 아름다운 기교, 흥과 멋을 갖춘 춤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조우성
꽃모양의 수를 놓은 궁중당의를 입고 화관을 머리에 쓴 이쁜 무용수들이 양손의 부채를 사르르 접고, 빙그르 돌리고, 촥 뿌리고, 아름다운 꽃잎모양을 한 채 파르르 떨 적에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참석자들은 이야! 감탄사를 쏟아내었고, 사그라지지 않는 폭풍박수로 호응하며 무대를 환호와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관객들은 은은하면서 흥겨운 음악을 타고 흐르는 무용수들의 어깨 들썩임, 꺾어지는 팔동작, 갈듯 말듯 내딛는 발걸음 하나 하나에 맞추어서 흥겹게 박수를 치며 신나했다. 풍장놀이에서 12발 상모놀이꾼이 말린 상모종이를 무대에서 관객석쪽으로 휘리릭 던질 때는 관중들이 자지러질 듯 와아~하며 고함을 질렀고, 상모꾼이 무대가 좁아보일 정도의 긴 상모를 자유자재로 돌리며 익살넘치는 동작과 화려한 기교를 선보일 때는 관객들의 반응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함안칠원초등학교 정민규 학생의 말대로 "쩔었다. 완전 죽여줬다".
참석자 중 인상적인 것은 국악수업을 담당하는 심수미(39) 선생님과 학부모(4명)의 인솔하에 참석한 함안칠원초등학생들(29명)의 공연 전과 공연 후의 반응이었다. 공연 전에 만난 아이들은 "국악이 재미없고 따분해요", "국악은 시시하고 지루해요", "국악 배우는 거 조금 힘들어요", "장구소리가 신기하지만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등 대체로 수업시간에 배우는 국악에 대해 그다지 흥미와 재미를 갖고 있지 않은 듯 보였다.
근데, 재미있는 것은 공연을 본 뒤의 학생들의 반응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것이다. "상모놀이 옆돌기, 완전 비보이같다(조민석)", "풍장놀이 한번 해보고 싶다(주지은)", "공연을 보니 좋았다. 국악이 이렇게 좋은 줄 몰랐다(박소혜)", "국악을 실제로 보니 신났다(윤지윤)", "쩔었다. 완전 죽여줬다(정민규)", "부채춤 재미없는 줄 알았는데, 파도타기 신기했다(박해찬)", "풍장놀이 너무 신났다(김도형)", "우리나라 국악의 미를 알 것 같다(오한희-6학년이라 말투가 의젓함)" 등 국악무대를 관람한 후의 아이들은 국악을 신나고 재미있고, 한 번 해보고 싶은 대상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