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흥도 D룸살롱으로 연결되는 길. 외길이고 가로등도 설치되지 않은 비포장 도로다. 큰 길가에서 이 길로 들어가는 입구를 찾기 쉽지 않다.
최지용
서울 시내에서 차로 달려 2시간여. 오이도와 시화방조제를 건너 대부도를 가로지르면 영흥도를 육지와 연결하는 영흥대교를 만난다. 1997년 한국남동발전이 화력발전소를 지으면서 함께 놓았다. 지난 2001년 준공된 이 다리가 있기 전까지 영흥도는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섬이었다.
다리를 건너자마자 대형 수산물직판장이 있는 걸 제외하고는 어느 시골 풍경과 다르지 않다. 도로를 따라 논밭이 있고 듬성듬성 집들이 보였다. 화력발전소 공사현장은 섬 중앙에 산을 끼고 돌아 반대편 서쪽 바다에 자리했다.
멀리 커다란 굴뚝 세 개가 보였다. 그 중 하나가 나머지 두 개보다 조금 굵은 모양새다. 상대적으로 폭이 좁은 굴뚝은 화력발전소 1호기와 2호기, 굵은 하나는 3호기와 4호기가 동시에 쓰는 굴뚝이다. 발전소 주변에는 철조망이 처져 있고 정문 앞 경비도 삼엄했다.
바로 옆에는 테마공원인 '에너지 파크'가 조성돼 있다. 6만5000제곱미터 면적에 10개 테마로 이뤄진 이 공원 역시 발전소가 들어오면서 지역개발 차원으로 세워진 공간이다.
문제의 D룸살롱은 그 곳에서 150여 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었다. 발전소 인근의 도로 위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룸살롱까지 가기 위해서는 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좁은 비포장도로를 30여 미터 지나야 했다. 물론 '들어가는 입구' 같은 표시는 전혀 없었다.
언뜻 봐서는 그곳에 룸살롱이 있을 것이라고 상상하기 어려웠다. A씨 등 여종업원들 역시 처음 이곳에 왔을 때 "어디 이상한 곳에 끌려가는 줄 알았다"고 할 정도로 밖으로부터 철저히 숨겨진 요새같은 위치였다.
"접대 때문에 힘들어 하는 하청 많았다"